홍콩, 부동산 규제책 '약발' 받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12.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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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내 매도시 세금부과... 9월현재 15% 상승 불과

홍콩의 부동산 규제조치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09년 30%가량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은 올들어 9월현재 15%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부터 시행중인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억제책이 선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

홍콩, 부동산 규제책 '약발' 받나


홍콩 정부는 주택시장 가격급등과의 전쟁을 위해 지난달부터 구입 이후 2년안에 주택을 되팔 경우 무거운 세금을 부과키로 하는 등 부동산투기 억제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18일부터 부동산시장 인플레가 계속된다면 정부가 조치에 나서야한다며 촉구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환율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중국 당국을 피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는 단기 투기성 자금, 핫머니를 차단하고자 하는 목표도 두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청콩 홀딩스는 규제책이 발표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1386채의 주택청약을 개시한 이후 오로지 216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투기 목적의 부동산 수요가 걷혔다는 의미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청콩 홀딩스가 이후 판매한 주택수는 25채에 불과하다고 추정했지만 청콩은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폴 루이 애널리스트는 “청콩은 주택청약 실시 이후 모두 마감되는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번 청약은 청콩이 그간 보여준 것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또 고급 주거용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스위어 부동산도 청약을 실시하며 흥행 대참패를 맛봤다.

스위어는 지난달 20일부터 5800만홍콩달러(미화 750만달러) 짜리 주택 51채를 우선분양했는데 이틀간 28채만 계약이 성사됐다. 하지만 이후 3건의 계약만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의 40%에 이르는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인 리키 풍은 부동산 규제책이 실시된 이후 일반 주택 가격이 3~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가 주택 시장은 그나마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하락을 피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주택을 매각하기 보다는 임대로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실수요자도 가격하락을 예상하고 주택구매를 보류하고 있어 가격 인상은 당분간 자제될 전망이다.

임대가 인상으로 지난 10월 주택을 사고자 했던 블론디 리엉(29)은 “주택 가격이 하락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조치 발표 이후 주택구매를 미루고 내년에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부동산 개발업체 또한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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