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大교회 불러 국산장비 구매 요청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0.12.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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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비 종교계 확산 간담회···순복음교회,온누리교회, 사랑의교회, 소망교회 참석

저조한 방송장비 국산화율에 고민하던 정부가 종교계에 '국산품 애용'을 권하고 나섰다.

교회 등 방송장비 교체수요가 많은 종교계에 국산장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나, 정작 이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실질적 혜택 등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국산장비가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지식경제부는 22일 서초동 팔레스호텔에서 순복음교회, 온누리교회, 사랑의교회, 소망교회 등 대형교회 관계자와 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장비 종교계 확산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국내 비방송사의 방송장비 시장규모는 전체의 60%에 달하나 국산화율은 20%에 머물고 있다. 이 점을 고민하던 정부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방송장비 교체수요가 클 것으로 보이는 종교계로 눈을 돌린 것.

종교계 중 교회를 잠재적 구매대상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종교계 중 교회 측의 장비교체 수요가 많다"며 "교회 방송장비의 디지털 전환은 국산장비 공급률을 제고하기 위한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교회들이 방송장비에 대한 정보를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남의 이야기를 듣고 외산을 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교회들의 '국산 구매'를 유도할 만한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지경부 측은 "(교회들이 국산장비를 구매해도) 당장 메리트는 없지만 교회도 공적 기관의 성격을 갖은 만큼 정보를 알려줄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최근 종교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특정 종교만을 불러 정책을 논의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종교를 '돈'으로 보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최근 정부는 국산장비의 국산화율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수도권 대형교회 20곳을 대상으로 '교회 방송장비 구매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직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지 않은 교회는 40%에 달했고, 교회 1곳당 예상 평균 전환비용은 약 30억원에 달했다.

방송장비 구매경로는 입찰이 65%로 가장 많았고, 광고·홍보지(35%), 주변인 추천(35%), 쇼핑몰 등 인터넷(20%) 순으로, 정부는 교회들이 전문적인 검토보다는 주변인의 추천에 따라 장비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산장비 사용비율은 11.7%로,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장비의 낮은 품질(25.0%) △장비종류의 비다양성(20.0%) △낮은 안전성·신뢰성(15.0%)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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