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호킹' 신형진씨, 9년만에 졸업한다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0.12.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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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학교를 졸업하는 신형진씨와 어머니 이원옥씨 ⓒ신형진9년만에 학교를 졸업하는 신형진씨와 어머니 이원옥씨 ⓒ신형진


연세대학교(총장 김한중)는 생후 7개월부터 근육질환을 앓으면서도 학업에 열중해 '연세대 호킹'이란 별명을 얻은 신형진(27·컴퓨터과학과 4)씨가 9년 만에 학교를 졸업한다고 17일 밝혔다.

신씨는 온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천천히 마비되는 '척추성근위축증'이란 희귀질병을 앓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온몸의 뼈가 휘어지는 등 격렬하고 만성적인 통증 때문에 20대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고통스런 병마와 싸우면서도 2002년 정시모집 특별전형으로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학기당 2~3과목을 꾸준히 들었으며 2005년 미국에 방문했을 때는 폐렴 등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장기간 휴학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런 시련을 극복하고 신씨가 성공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게 된 것은 어머니 이원옥(58)씨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개포동 집에서 승합차에 신씨를 태우고 학교로 가 수업이 끝날 때 까지 복도에서 기다렸다. 신씨도 집에 돌아오면 안구마우스가 달린 컴퓨터로 매일 새벽 2시까지 과제와 시험 등을 준비하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신씨는 내년 2월 졸업식 때 컴퓨터공학 전공·수학 부전공으로 공학사를 취득하며 현재 IT회사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을 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한편 연세대는 신씨를 위해 오는 21일 오후 5시 백양관 새움터에서 졸업 축하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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