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첨단 유행을 상품에 재빠르게 반영하는 게 장점인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가 백화점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PA란 자라 H&M 유니클로 등 생산부터 유통까지 직접 관리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최근 최신 패션의 집합소인 백화점의 중저가 의류시장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SPA 브랜드는 심지어 백화점에 잘 오지 않던 새로운 고객까지 끌어들이는 등 집객효과도 커, 주요 백화점들은 명품 브랜드와 같은 좋은 조건을 제공해가며 SPA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열렬한 구애를 보내는 모습이다.
유니클로 매장 모습.
이처럼 매출 증대와 고객 모으기의 이중효과로 각 백화점은 SPA 브랜드들의 까다로운 요구도 대부분 수용하며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장 한 층의 거의 대부분을 내주는 것은 물론, 명품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의 낮은 매출수수료율도 받아들인다. 백화점이 뛰어난 집객효과를 앞세워 국내 패션브랜드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H&M 매장 모습.
일부 SPA 브랜드의 경우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활발히 벌여 백화점 입장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마케팅 효과를 덤으로 얻는 장점도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유니클로의 다양한 마케팅에 힘입어, 덩달아 수원점 영캐주얼 부문의 매출이 50%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젊은층 왜 SPA에 열광하나〓유니클로와 자라를 시작으로 형성된 국내 SPA 브랜드 시장은 H&M이 가세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지속적이고 신속한 신상품 개발로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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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PA브랜드 중 유일하게 제휴없이 국내에 직접 진출한 H&M은 지난 2월 말 명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달 명동에 2호점을 추가로 개설했다. 2호점 오픈때는 전날부터 1000여명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H&M은 내년 상반기 신세계 인천점, 신세계 충청점(천안)을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서울 여의도 IFC몰 외 서울에 한 곳 정도 추가 입점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달 H&M이 '랑방'과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실크 드레스와 인조 모피 재킷은 20만원대에 나와 삽시간에 동이 날 정도로 소비자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쇼핑객이 새벽부터 앞에 줄을 서는가 하면 문을 열자마자 매장이 인산인해를 이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2월 프랑스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Sonia Rykiel)'과의 콜라보레이션 니트웨어도, 매장 문을 연 지 27분 만에 매진됐다. 유니클로도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 '질 샌더'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을 판매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패션업계 한 전문가는 "저렴한 비용으로 글로벌 패션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옷을 입는다는 심리적 자부심 때문에 SPA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취향과 기호에 SPA 브랜드들의 디자인이 어필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도 파리지엔이나 뉴요커처럼 차려 입을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다른 패션업계 전문가는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은 명품 중심의 고가 시장과 SPA 중심의 실속형 시장으로 양극화가 뚜렷하다"며 "이런 소비패턴을 감안할 때 당분간 SPA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