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견지명? 현대건설·상선에 베팅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0.12.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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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채권단 MOU 체결 이후 대량 순매수 행진

외국인은 알고 있었을까?.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체결한 현대건설 (31,750원 ▼300 -0.94%) 주식 매매 양해각서(MOU) 해지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현대그룹 및 현대건설 주가 급변의 이익은 고스란히 외국인이 취할 전망이다.

16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채권단이 보유 중인 현대건설 주식 3887만9000주를 현대그룹에 매각하는 MOU를 체결한 직후 현대그룹 계열사들과 현대건설 주가가 급락하자 외국인은 꾸준히 해당 종목 주식을 매입해왔다.



외국인은 현대그룹과 MOU가 확정돼 현대건설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한 16일에도 8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다음날에도 주가가 강한 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은 690억여원대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16일 기관이 1790억원대를 순매도 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16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3046억원대 현대건설 주식을 순매수 했다. 전날까지 기관은 5900억원대 순매도 하다 이날 모처럼 15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지난달 16일 종가(6만2200원)에 투자했다면 이날까지 7.2% 수익률을 남긴 셈이다.



현대건설 인수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인 현대상선 (19,140원 ▼40 -0.21%)에서 외국인들은 MOU 해지에 '배팅' 했다는 증거가 선명해진다.

외국인은 현대차그룹이 강하게 반발하며 외환은행을 압박하고 현대그룹의 자금 조달에 의혹이 본격화 되던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까지 순매수 총액은 850억원에 달한다.

기관도 현대건설에서 리스크 해지와 동시에 차익실현을 한 반면 현대상선은 추가 급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는지 64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대건설 M&A를 둘러싸고 외국인의 투자성적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와서 '따라 매매'에 나서는 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했을 때 이후 현대건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유일한 대안인 현대차그룹과 MOU를 체결하는 것과 매각작업이 지연될 거라는 의견이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시장은 현대차와 MOU 체결에 무게를 두고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차 인수 프리미엄을 배제하면 3분기 이전 수준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연구원은 "채권단이 당분간 매각을 보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 주가는 M&A 이슈를 배제한 것으로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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