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젊은 공격수' 대거 영입…금융까지 영토 넓힌다

머니투데이 대담=정희경 부국장 겸 산업부장, 정리=김병근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2010.12.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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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다크호스로 떠 오를 것"

"교원은 올해도 많이 좋아졌지만 내년엔 올해보다 훨씬 더 나아질 겁니다. 지난 2~3년간 외부에서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변화를 추구했는데 노력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교원은 이제 다크호스로 떠오를 겁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을지로 내외빌딩 본사에서 정희경 머니투데이 산업부장(부국장)과 대담을 갖고 교원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을지로 내외빌딩 본사에서 정희경 머니투데이 산업부장(부국장)과 대담을 갖고 교원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원그룹이 비상(飛上)할 채비를 갖췄다. 2015년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2015'를 올 초 발표한 지 8개월 만에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비전 달성을 1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장평순 회장은 내년 경제전망이 불투명한데도 올해 보다 탄탄한 성장을 자신했다. 지난 2~3년간 외부에서 '젊은 피'를 수혈하는 등 도약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제 그간의 땀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게 자신감의 원천이다.

교육과 생활가전 등 기존 사업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면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을 비롯한 신사업을 앞세워 '비전 2015'를 앞당긴다는 게 장 회장의 구상이다. 서울 을지로 내외빌딩(교원빌딩) 본사 10층 집무실에서 그의 각오를 들어봤다.



―올해가 교원그룹 창립 25주년인데 소회가 어떠십니까.

▶수년 동안 교원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식으로 수비 위주 경영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부족했던 자금력, 축적된 경험, 뛰어난 인재 등을 모두 갖췄습니다. 지금 교원은 창사 이래 가장 역동적이며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한 시점입니다.

―내년엔 경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교원은 올해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른 출판사들은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우리는 10% 넘게 성장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을 것으로 봅니다. 비결은 인재입니다. 외부에서 지난 2~3년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이제 이들이 자리잡고 일을 잘하니까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3년 노력한 효과가 이제 빛을 보기 시작한 거죠.

―인재를 많이 강조하시는데 교원엔 젊은 임원들이 많은 것같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임원 나이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입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저와 부회장님, 사장 2명을 빼면 모두 30~40대입니다. 얼핏 보기에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인재가 필요해 보일 것같지만 교원이 하는 사업은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게 더 유리합니다. 이를테면 'e북'(e-book) 같은 것은 젊은 사람들이 더 앞서 있고 젊은 마인드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게다가 실제 판매를 비롯한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는 등 코스를 제대로 밟았기 때문에 경험도 충분합니다. 최근 출시한 'e북'도 유료콘텐츠인데 우리가 1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잘할 걸로 믿습니다.

―비전을 발표한 후 다시 목표를 1년 앞당긴다고 하셨는데 비책이 있습니까.

▶무엇보다 젊은 인재들이 있으니까 가능합니다. 해마다 1조원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벌써 M&A 1건 끝냈고 몇 건을 또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 거 하면 2조원 정도는 금방하고 내년에도 될 수 있습니다. 새로 인수하려는 회사는 주로 신사업분야입니다. 지금 핵심은 교육과 생활가전인데 기존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신사업을 추가하면 충분히 2014년에 3조원 매출에 1000만 고객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염두에 두신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신사업 중 하나는 교원의 강점인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저축은행이 좋은 예죠. 저축은행을 하면서 보험, 투자자문, 자산운용도 모두 할 겁니다. 금융이 교원의 한 축이 되는 것이죠. 지금 작업을 하고 있고 내년에는 윤곽이 나올 겁니다.

교원, '젊은 공격수' 대거 영입…금융까지 영토 넓힌다
―금융은 이미 플레이어가 많은 시장이고 교육도 포화된 시장이라고 하는데요.

▶교원은 남들과 다르게 할 겁니다. 다른 기업이 안하는 거 위주로 판을 다시 짜는 겁니다. 목숨 걸고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습니다. 교육도 포화된 게 아니라 얼마든지 늘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규모를 너무 작게 봤습니다. 전체 시장이 20조원 넘는데 교원이 1조원밖에 커버 안하고 있습니다. 시장 자체가 없는 게 아닌 거죠. 그래서 지금은 많이 안한 분야인 유치원·중등·고등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실버산업에도 관심이 많으시던데 사업을 구상 중이신 게 있습니까.

▶요양병원을 지을 겁니다. 이미 부지는 확보했습니다. 노인들 건강체크하려면 병원과 연관돼 조직이 필요한데 교원이 중간에서 회원을 확보하는 겁니다. 교원의 경쟁력이자 병원이 못하는 부분이죠. 대학병원과 연계해 건강관리를 책임지는 겁니다. 의식주가 모두 해당하는 것이죠. 실버산업의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생활가전분야는 경쟁이 치열한 것같습니다. 현 상황은 어떤가요.

▶결국은 조직싸움입니다. 누가 판매인력이 많으냐인데 우리가 다른 데보다 앞서 있어 경쟁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또 방판(방문판매) 조직은 단순히 '있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지 못하면 굴러가질 않습니다. 노하우가 절실한 분야죠. 지금은 2위에서 싸우고 있는데 내년엔 많은 변화가 올 것입니다. 교원 영업력이 최고입니다. 현재 영업조직이 5000명 정도인데 전국 모든 곳에, 시골까지도 진입했습니다. 내년에는 2배로 늘릴 겁니다.

―브랜드 이미지가 아직은 출판·교육 쪽에 강합니다.

▶(가전을) 늦게 시작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쫓아가는 건 금방입니다. 출판만 봐도 우리가 5년 정도 늦게 시작했습니다. 돈 몇천 만원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1위입니다. 사람이 있으니까 이제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내년에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합니다. 해외에 나가려고 최근 기업을 하나 인수했습니다. 우리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많이 진출한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검증된 방식으로 해외에 나갈 겁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안정만 추구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벤처정신이 부족하다고들 하는데요.

▶저도 세일즈만 5년 정도 하다 그 경험 가지고 지금의 교원을 일궜습니다. 요즘에는 대학, 대학원 마치고도 부모에게 의존하는데 더 치열하게 살 필요가 있습니다. 제 자식들은 다른 곳에 가서 고생 많이 시키고 경험을 쌓게 하고 있습니다. 딸은 호텔에 2년 정도 다니고 있고 아들은 보험회사 다니다 지금은 컨설팅회사에 다닙니다. 저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책임감을 강조할 뿐이죠. 혼자서 매일 밤새면서 하던데 어떡해서든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것이죠.

―직원들한테는 어떤 덕목을 제일 강조하십니까.

▶별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임원들한테도 관여 안합니다. 큰 방향만 잡으면 각자 알아서 가는 것인데 그래서 인재가 중요한 겁니다. 인재는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다 알아서 하는데 여기서 차이가 납니다.
시켜서 하는 것만 하는 사람은 진도가 나가질 않습니다. 붙잡아서 일을 시킬 수도 없고 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방마다 연수원이 많이 있는데 어떤 차원인가요.

▶교육할 사람이 많아 지방마다 만들었습니다. 회사 매출이 800억원 정도일 때 시작했죠. 내년에 남원에 호텔을 짓는 게 마지막인데 그럼 전국적인 연수원 포트폴리오가 완성됩니다. 또 저는 골프를 잘 안치지만 골프장도 매물이 있으면 하나 인수하려고 합니다.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사인데 기업공개(IPO) 계획이 있으신가요.

▶상장도 해야 합니다. 조그만 것들부터. 큰 것은 더 나중에 하고요. 지금까지는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굳이 상장할 필요가 없어서 안한 겁니다. 차차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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