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강국' 도약 위해 선진 '선박금융' 필수"

머니투데이 싱가포르=기성훈 기자 기자 2010.1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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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선박금융은행 D&B NOR 에릭 보르겐 싱가포르 법인장 인터뷰

"한국에서 선박금융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셴톤가에 위치한 DnB NOR은행 싱가포르 법인에서 만난 에릭 보르겐(Eric Borgen·사진) 아시아 총괄법인장은 "DnB NOR 은행이 오랜 역사 속에 세계적 선박금융은행으로 성장한 것은 관련 정보와 좋은 인재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822년 설립돼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DnB NOR은 노르웨이 최대 투자은행이자 세계 2위(2009년말 기준)의 선박금융은행이다. 총 자산이 3500억달러 달하며 해운 및 해양설비 분야에 3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는 싱가포르와 상하이, 뭄바이 등 3개의 법인이 있는데 싱가포르 법인이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에릭 보르겐 DnB NOR은행 아시아 총괄법인장↑에릭 보르겐 DnB NOR은행 아시아 총괄법인장


보르겐 법인장은 "현재 노르웨이 본사를 비롯해 전 세계 19개 지사를 통해 해운 관련 정보를 모으고 있다"면서 "특히 관련 전문 지식과 전문가들이 많이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논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초기 단계에서는 일정 정도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르겐 법인장은 "한국은 조선·해운 분야에서 강국"이라면서 "해운업은 금융 산업의 발전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선주들이 새 선박을 만들 때 자기자본을 10~30% 투입하고, 나머지 70~90%의 자금을 선박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따라서 금융회사의 금리가 선사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거다.

하지만 국내 해운사들은 최근 선박 발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이 돈을 빌려주길 꺼려하는 데다 돈을 빌리더라고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다. 부채비율이 높다며 언제 칼날을 들이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선박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부산시와 한국선주협회를 중심으로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는 "한국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선박금융 기관들도 비교적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들이 좀 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혁기 STX팬오션 (4,080원 ▼150 -3.55%) 싱가포르 법인장(상무)은 "싱가포르는 전략적으로 자국을 선박금융 중심으로 육성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내 선박금융 수요의 1%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해운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전문적인 선박금융기관이 필요하다"면서 "선박금융만 받쳐준다면 한국 선사들이 세계 해운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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