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할인받지 청약 왜하나"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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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산, 청주 등 '청약률제로' 급증… 미분양 다양한 혜택에 수요자들 선호

↑ 지방의 한 모델하우스 상담소 풍경 ↑ 지방의 한 모델하우스 상담소 풍경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급감하는 반면 신규분양시장은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이 미달사태를 빚으면서 다시 미분양이 쌓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들어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는 '청약률 0' 아파트도 늘고 있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8일부터 분양한 대전 판암동 '참좋은아파트'와 충남 '아산장존 청솔'은 청약자가 한명도 없었다.



특히 공급이 쏟아진 충북 청주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분양한 청주용정지구 한라비발디(1400가구), 청주율량2지구 대원칸타빌(903가구) 등 중견건설사의 대단지 물량이 미달로 남아 공급과잉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공급된 청주 모충동 '일신베네스트빌' 181가구와 지난달 총 1998가구 중 1270가구를 먼저 분양한 충남 '아산 장존 청솔아파트'도 청약률이 '0'이었다. 두 아파트 모두 전용 59㎡ 이하 소형으로 구성됐지만 브랜드 파워, 입지면에서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이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주택이 최고점을 기록한 2008년 12월(13만8700가구) 이후부터 올해 10월까지 지방에서 공급된 129개 사업장(일반분양 5만1901가구) 중 91%인 118곳이 미달됐다. 순위 내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사업장도 45%인 58곳이었다.

"미분양 할인받지 청약 왜하나"
업계는 할인된 미분양 물량이 많아 수요자들이 분양가가 비싼 신규 아파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미분양 소진을 위해 분양가 인하 외에도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 간접할인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청주 용정동 K공인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분양가를 할인해주면서 수요자들이 초기 분양가에 의심을 품게 됐다"며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비싸다고 생각하는데다 미달되면 할인해서 팔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굳이 청약통장을 써서 청약을 받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지방 미분양 해소를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지방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된 것은 분양가 인하, 공급시기조절, 임대전환 등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정부지원으로 인한 것"이라며 "신규공급 사업장의 침체는 여전해 미분양 감소세가 기존주택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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