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사장은 또 모든 직원의 행 번(입행하는 해에 주어지는 직원 고유번호)을 '06'으로 시작하도록 고쳤습니다. 신 사장 등 창립 멤버들의 행 번은 '82'(1982년 신한은행 창립)로 시작했지만, 이날 이후로 행 번은 '06'으로 시작했습니다. 신입행원부터 은행장까지 열외는 없었습니다.
그런 신한은행이 내부 갈등으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주인정신으로 대표되는 '신한 웨이'의 재정립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신한의 새 모델인 박칼린 감독의 손짓은 '하모니'를 의미합니다. 이번 사태로 사분오열된 신한의 어수선함이 앞으로 하모니를 이뤄야한다는 뜻입니다. 박 감독은 광고를 통해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임팩트 있는 주제를 던졌습니다. 신한이 추구해야할 가치를 그대로 전한 것이죠.
회장과 사장이 자진사퇴하는 등 이번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며 신한 내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임원들은 물론이고 조직문화를 챙기는 태스크포스(TF)팀 등 많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재도약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편을 나눠 싸웠던 것을 끝내고, 오로지 조직만 생각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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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직원들의 생각을 담아 조직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신한 내부에선 지금 노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번 노조가 지난해 말 직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설립된 첫 '신한+조흥' 통합노조이기 때문입니다. 은행 합병보다 3년이나 늦게 통합돼 그만큼 상징성이 더 큽니다. 노조가 조직을 위해 목소리를 낼 때 큰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신한은 올 초 '제하분주(濟河焚舟)'라는 비장함으로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적을 치러 갈 때 배를 타고 물을 건너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뜻으로, 필사의 각오로 싸움에 임함을 뜻합니다. 그러나 신한은 올 한해 물을 건너기도 전에 배 위에서 서로 싸우다 침몰 직전까지 갔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제하분주의 마음으로 다시 하나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습니다. 적들은 이미 앞으로 치고 나가며 신한에 칼을 겨누고 있습니다. 신한이 다시 만드는 '신한웨이'가 적들의 칼을 물리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신한에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