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증자액 3분의2 토막.. 영향은?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0.12.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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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 (2,250원 ▼80 -3.43%)이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1/3가량 줄었다. 당초 목표액 1200억원보다 400억원이 줄어든 800억원 수준의 증자만 가능할 전망이다.

대한해운은 유상증자 대금을 통해 선박건조 비용 등을 충당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BDI지수 상승과 선박금융 활성화 등 업황이 개선돼야 주가 흐름이 반전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해운은 3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6.55% 하락한 2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 급락은 유상증자 발행 규모 축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한해운은 지난 10월 22일 4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당시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3만1600원이었으나 주가가 급락하며 최종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2만1050원까지 하락했다.



대한해운 주가는 유상증자가 발표된 10월 이후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9월까지 5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10월 22일 유상증자 발표 다음날인 25일 13%를 하락한 3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2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액이 떨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증자 규모 1264억원은 결국 866억원으로 줄었다. 구주주 청약은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며 신주는 오는 27일 상장될 예정이다.

유상증자 청약 주관사가 실권주를 인수하기 때문에 증자 실패의 부담은 없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대표주관사인 현대증권이 60%, 나머지는 대우증권이 인수키로 했다. 대주주인 이진방 회장이 신주인수권증서를 통해 해성장학회 등 자금 능력이 없는 특수관계인의 청약도 떠안기로 하는 등 대주주의 증자 의지도 강하다.


문제는 업황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해운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6722억원에 영업손실 6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부채규모가 크고 선박금융이 활성화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대한해운의 3분기말 부채총계는 2조2312억원에 달한다. 대한해운은 이번 증자 대금을 활용해 선박금융 차입원리금 상환과 연료비 운항비등을 활용키로 했다.

대한해운은 현재 16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으며 2013년까지 1조2000억원의 선박금융을 마련해야 한다. 선박건조 비용에 쓰일 자금 규모가 400억원으로 줄어 금융 비용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증자 금액보다 줄어 자금 계획에서 부족한 부분이 발생했다"며 "선박 매각 등 자산 유동화로 부족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대한해운의 영업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금융 비용등을 감안할 때 BDI지수가 2900은 넘어서야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선박금융이 여전히 경색국면이어서 금융 조달을 통한 비용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진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겠으나 해운업은 시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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