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노 연세大 입학처장 "공교육 정상화 앞장설 것"

머니투데이 최중혁 배준희 기자 2010.12.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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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노 연세대 입학처장(사회학과 교수).김동노 연세대 입학처장(사회학과 교수).


사학 명문인 연세대는 고려대와 함께 '특목고생 입도선매'로 사회적 책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서울 주요 대학들과 함께 이른바 '7공주'로 불리며 귀족학교 이미지까지 생겼다.

그러나 김동노 연세대 입학처장(사회학과 교수)은 앞으로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에 연세대가 앞장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 처장은 "서울대, 고려대 등 다른 대학 입학처장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학입시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 처장과의 인터뷰 내용.

-올해 연세대 전형이 어떻게 바뀌었나.
▶올해부터는 학생부 이외의 자료는 서류평가에서 다 제외했다. 스펙쌓기 등이 문제가 되니까 특정 전형이 아니면 공인영어 성적도 안보기로 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강남, 학교별로 보면 특목고가 그런 성향이 있었다. 한국에서 학교 다니는데 SAT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런 거 다 뺐다.



-교내에서 반발은 없었나.
▶교내에서도 물론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철학의 문제고 옳고 그름의 문제다. 총장님도 동의해서 추진할 수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점점 줄고 있다. 학교가 살려면 교사가 살아야 한다. 사교육과의 경쟁력 격차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교사의 권위가 많이 떨어졌다. 요즘에는 수능도 EBS나 사교육 통해서 공부하니까 학교에서 임팩트 있게 해줄 수 있는 게 내신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교사 경쟁력을 끌어올려줘야 하는데 교사 권위의 문제라고 본다.

-일각에서는 교사가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멘토로서 안내하고 이끄는 방향으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본적으로 학교는 가르치는 곳이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받으려면 현실적으로 입시에 도움이 돼야 한다. 우리 대학이 올해부터 1단계에서 내신으로 3배수를 뽑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다. 성적을 본다기보다 공교육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다. 내신을 보면 지방 학생들이 유리하다.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특목고 출신이 0%다. 지방에 있어도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2012학년도) 전형의 특징은.
▶우선 학교생활기록 평가를 강화할 것이다. 학교생활의 성실성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결국 학교생활에 기반을 둬야 한다. 또 교사 추천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다. 물론 먼저 교사 추천 관련 데이터베이스(DB)가 강화돼야 한다. 학생 추천서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학교에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10명 중 8명이 매우 우수하다고 추천하는 식이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공문에는 앞으로의 운영계획,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과 분석 등이 담긴다. 정말로 우수한 학생들을 추천해 달라는 취지다.

-다른 대학들까지 확대될 수 있을까.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과 협의해서 같은 방향으로 힘을 합칠 것이다.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화여대도 우리와 비슷한 취지의 전형을 내놨다.



-연세대의 탁월한 동문들이 재학시절 성적은 나빴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창의인재 전형이 그래서 나왔다. 요즘 대학 전형은 너무 기계적이다. 지원인원이 많고 대량 입시체제이다 보니 산술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 틀에서 벗어나는 애들이 숨 쉴 공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괴짜들은 없고 다 표준화된 애들이 입학하는데 어찌 보면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는 지식기반, 디지털 시대인데 창의적이고 상상력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객관성에만 치중하지 않는 전형이 필요하다.

-입학전형이 너무 복잡하다는 불만이 많다.
▶입학전형은 둘로 나눠서 이해해야 한다. 일반전형은 교과부 방침대로 단순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하지만 특별전형의 경우 전형방식을 더 다양화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기준을 통일해버리면 사교육이 생긴다. 입학사장관제나 특별전형은 다양한 인재를 키우자는 취지니까 그런 부분을 잘 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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