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선진권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하락중'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12.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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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 교수 '바닥 향해' VS 케이스 전 교수 " 가격 반등에 베팅"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의 주택시장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긴축 재정과 고실업에 따른 소비 침체가 계속되며 한때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가라앉고 있다는 증좌들이 속속 나온다.

유럽 불안을 재점화시킨 아일랜드 사태도 주택시장 침체가 은행권 부실을 키워 결국 구제금융을 이끌었고 스페인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부동산시장 탓에 차기 구제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P 케이스-실러 지수의 창시자인 칼 E. 케이스 전 웨슬리대 교수(왼쪽)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S&P 케이스-실러 지수의 창시자인 칼 E. 케이스 전 웨슬리대 교수(왼쪽)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주택지표 '바닥을 향한다'= 3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9월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케이스 실러 지수는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으로 전문가 예상치 0.3% 하락보다 훨씬 큰 것이다.

또 20개 도시중 18개 도시의 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시카고는 5.6%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3분기 전체로는 지난 동기에 비해 2% 떨어졌다. 집값이 가장 피크이던 2006년 7월 고점 대비로는 29%, 약 1/3 토막이 날아갔다.



FTN 파이낸셜의 크리스토퍼 로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의 루이지 징갈레스 교수는 “주택 가격이 10% 더 떨어질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징갈레스 교수는 “주택압류와 공실에 따른 대량 대기매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로 이코노미스트도 “주택 시장에 정부 지원이 없으며 더 빨리 바닥을 찾아 내려갈 것”이라며 “바닥을 찾는 시점도 나중보다는 조만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9일 발표된 영국의 10월 주택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 평균 주택가격은 0.8% 떨어져 15만5000파운드(24만2900달러)로 집계됐다. 주택 수요는 4.3% 떨어졌는데 이는 2009년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11월15일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라이트무브사의 발표를 지지하는 것이다. 당시 라이트무브사는 영국 은행들의 10월 모기지 승인율이 2009년이후 가장 적은 규모였으며 11월은 2007년이후 주택 매도자들이 구매가격을 가장 많이 삭감한 달이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가 2차대전 이후 최대의 긴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소비 심리가 둔화됐다는 얘기다.

지수를 발표한 홈트랙스의 리차드 도넬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지출삭감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주택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당분간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가격에 하향압박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러 VS 케이스 "바닥? 반등?"=S&P 케이스 실러 지수 창시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이날 9월 지수를 발표한후 “신뢰가 재앙적인 수준으로 떨어져서 주택 수요가 곧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러 교수와 함께 케이스- 실러 지수를 만든 칼 E. 케이스 전 웨슬리대 교수는 좀 다른 견해를 보였다.

케이스 교수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이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베팅할 것”이라며 “바닥을 따라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9월 지수가 6월부터 석달간 가격을 산출하는 것을 감안할 때 9월 지수 하락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정부가 80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던 때였기 때문에 가격 자체에 인플레가 심하게 끼었다는 얘기이다. S&P 케이스 실러 지수는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산정, 최근 석달간 재판매 가격을 측정해 산출된다.

그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시들이 이미 지난 18개월보다 훨씬 괜찮다”며 “이미 어떤 시장에서는 주택가격이 2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확률적으로 본다면 자신은 반등에 베팅을 걸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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