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3개월째↓, 경기정점 지났다(종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0.11.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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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향 3대 지표 모두 꺾여…제조업평균가동률도 4개월만에 80% 하회

한국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들이 실물 경기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10월 광공업생산이 3개월 연속 전월대비 감소했다. 또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0개월째 감소한 것은 물론 선행종합지수 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전반적인 산업 동향을 종합해 볼 때 경기 고점이 꺾였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30일 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및 부품(-8.7%), 자동차(-12.4%) 등의 부진으로 전월대비 4.2% 감소했다. 지난 8월 1.3% 감소한 이후 3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10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로는 13.5% 증가, 1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등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79.5%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4개월 만에 80%를 하회했다.



설비투자 역시 특수산업용기계(반도체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항공기) 투자가 줄어 전월대비 9.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로는 10.2% 증가했다.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도 감소했다. 10월 생산자제품 재고는 전월대비 1.2% 감소했으며,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도 102.6을 기록, 전월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했다.

건설 부문의 부진도 심각했다.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 감소로 전월대비 10.4%, 전년동월대비 9.5%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건축공사 발주 부진과 토목공사 기저효과로 전년동월대비 59.6% 줄어들었다.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도 동시에 하락하며 경기가 이미 정점을 찍었음을 시사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선행종합지수도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한 128.7을 기록하며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0.9%씩 감소했던 서비스업생산은 10월에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3%씩 증가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4.2% 증가했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산업의 경우 개인용컴퓨터(PC) 시장 판매 둔화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자동차 역시 재고 소진에 나서면서 생산을 조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에는 생산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며, 내년 상반기에 가서야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광공업 생산 및 설비투자가 전월대비 감소했지만 이는 그동안 빠르게 증가했던 반도체, 자동차 생산이 차츰 정상흐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과거 경기확장기에도 동행지수와 순환변동치가 3개월 이상 연속 하락한 사례가 있는 만큼 내수와 수출여건 등 거시지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 재정위기 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조치와 경기회복 지속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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