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5척 한꺼번에 투입 … 북 목표물 이잡듯 추적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2010.11.3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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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 발견” … 항모에선 F-18 30초에 한 대씩 출격
한·미 서해연합훈련 이틀째

한·미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 작전통제실에서 지휘관들이 작전을 통제하고 있다. 상황실 레이더 화면에 북한 전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는 조지 워싱턴함의 작전지역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br>
한·미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 작전통제실에서 지휘관들이 작전을 통제하고 있다. 상황실 레이더 화면에 북한 전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는 조지 워싱턴함의 작전지역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 작전통제실에서 지휘관들이 작전을 통제하고 있다. 상황실 레이더 화면에 북한 전역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는 조지 워싱턴함의 작전지역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양국은 서해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해상자유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훈련은 전북 군산항 서쪽 66㎞ 해상 어청도와 충남 태안반도 관장곶 서쪽 55㎞ 해상 격렬비열도 인근 해역에 전개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과 이지스구축함 3척, 이지스 미사일 순양함 1척, 우리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의 상호 통신교환으로 시작됐다.

훈련 착수와 함께 세종대왕함이 가상 적기를 발견해 조지워싱턴함의 함재기 출격을 요청했다. 이륙 통제관의 출발 신호가 내려지자 F-18 수퍼 호닛 전폭기의 쌍발 엔진은 불을 뿜었다. 함재기들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불과 2~3초 만에 90m의 이륙 활주로를 달려 하늘로 날아올랐다. 출발 직전 함재기가 엔진 출력을 최고로 올리고, 비행갑판 아래 캐터펄트로 불리는 사출기가 항공기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이륙한다. 사출기가 활시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조지워싱턴함 갑판에는 4개의 사출기가 있다.



항공모함 관계자는 “함재기들은 30초에 한 대씩 출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야간 정밀폭격이 가능한 F-18 수퍼 호닛 전폭기는 쉴 새 없이 뜨고 내렸다.

 함재기들의 이·착륙을 통제하는 갑판 조종실(FDC)도 분주히 돌아갔다. 근무 중인 6명의 통제관은 갑판의 근무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갑판 모형이 그려진 ‘이지 보드’ 위에 항공기 모형을 옮겼다. 함재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표시하며 이·착륙을 통제하는 것이다.



 갑판 바로 아래에는 항공모함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작전통제실(CDC)이 있다. 이곳에는 2개의 커다란 스크린이 마련돼 있고, 스크린 위에는 남한 전역과 일부 북한 영역이 표시돼 있었다. 특히 아군과 적군의 모든 함정과 비행기를 포함해 잠수함 등도 표시돼 있어 전술 환경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피터 월색 중령은 “각종 레이더 등으로 수집된 정보를 이곳에서 통합해 항공전과 수상전, 대잠수함전 등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댄 클로이드(대령) 항모강습단장은 “이번 훈련은 한·미 동맹을 단호하게 결의하는 동시에 한·미 양국군의 상호 전쟁억제 능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양국군의 상호운용성을 높여 북한의 도발과 향후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군은 이날 해상자유공방전도 펼쳤다. 우리 해역을 침범한 적의 수상전투단과 항공기를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가 전방해역에서 감지하면 함재기가 출격해 격멸하는 작전을 폈다. 해군 함정들도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함정과 전투기들을 공격했다.


해군 7전단을 이끌고 훈련에 참가한 이범림 제독은 “7전단은 미국 항모강습단의 파트너로 참가했다”며 “더 이상 북한의 무력도발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계획됐던 우리 해병대의 상륙작전은 기상악화로 취소됐다. 훈련 사흘째인 30일 양국은 항공기 통제와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다.

 ◆이지스함 총출동=이날 훈련에는 양국 이지스 구축함도 총출동했다. 한국의 7600t급 세종대왕함과 미국의 9750t급 라센함·스테담함·피츠제럴드함이다. 이지스 미사일 순양함 카우펜스함(9600t급)도 선보였다.

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방패를 뜻하는 말로, 통합 전투체계를 갖춘 전투함을 이지스함이라고 한다. 이지스함은 컴퓨터 통제방식의 레이더를 사용해 최대 수천 개의 목표물을 탐지·추적하고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대함·대잠수함 전투는 물론 대공·대지상전·전자전까지 입체적으로 수행한다.

 전력화 이후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세종대왕함(길이 166m, 폭 21m, 높이 49.6m)은 막강한 전투능력을 자랑하는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이다. 세종대왕함은 360도 전방위를 감시하는 위상배열레이더(SPY-1D) 등 이지스 전투체계를 통해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등 1000여 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할 수 있다. 이 가운데 2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또 함대공·대유도탄방어·함대함 유도탄 등 120여 기의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수직발사시스템(VLS)과 장거리 대잠어뢰·근접 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와 127㎜ 함포를 갖추고 있다.

 라센함·스테담함·피츠제럴드함도 막강한 화력과 전방위 전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함정은 미 해군의 대표적 함대공 미사일인 스탠더드 미사일,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과 아스록 대잠 로켓, 대잠 어뢰, 대잠 헬기 등을 갖추고 있다. 카우펜스함은 122개의 수직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해 동시다발의 함대·항공 공격에 대응할 수 있고, 대지·대함 타격 능력도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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