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까지 때리는 ‘롱펀치’ 크루즈미사일 서해 5도 배치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2010.11.3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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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는 ‘서해 5도 전력’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대국민 담화에서 “군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북한의 이번 연평도 공격으로 문제점이 드러난 서해 5도 전력의 보강과 요새화다. 국방부는 북한 후방의 종심(縱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을 연평도에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북한의 공격 차단이라는 ‘소극적 억제’에서 벗어나 ‘적극적 억제’ 전략을 펴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군은 이 같은 서북 도서 전력 보강을 위해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3123억원과 1363억원 등 총 4556억원의 예산을 국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처음 보고 당시의 예산 2636억원보다 1920억원(72.8%) 늘어난 것이다.

평양까지 때리는 ‘롱펀치’ 크루즈미사일 서해 5도 배치


 ◆북 종심 타격 미사일 배치키로=국방부는 29일 국회 국방위에 제출한 ‘서북 도서 긴급전력소요’ 수정안에서 사거리 250㎞급인 이스라엘제 지대지미사일 ‘딜라일라’(DELILAH GL) 약 40기를 도입하는 예산 884억원을 신청했다. 딜라일라 미사일은 당초 북한 해안포 진지 공격용 정밀유도 무기로 검토돼온 사거리 25㎞급의 스파이크 미사일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화력만 늘리는 전술적 대응으로는 압도적인 북한 전력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종심 타격 무기를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나라당 국방위 간사인 김동성 의원은 “면적 7㎢에 불과한 좁은 섬(연평도)에 무기만 많이 둔다고 억지력이 생기진 않는다. 평양이나 해주의 4군단 사령부 등 전략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롱펀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IMI사가 1995년 공군용 대레이더 크루즈 미사일로 개발한 딜라일라의 지상 발사용은 GPS자동유도 및 전자광학유도가 동시에 가능하다. 사격통제사가 발사 이후 탄두의 카메라를 통해 지형지물을 피해가며 표적을 맞힐 수 있는 정밀 유도 미사일이다.

 이외에도 국방부는 28일 육군이 기존에 보유한 227㎜ 12연장 로켓포(MLRS) 6문을 연평도에 배치했다. 로켓 12발을 한꺼번에 발사할 경우 한 발당 수류탄 크기의 M77 자탄 644개가 들어 있어 축구장 12개의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다연장 로켓 한 쪽(6문) 발사대에서 사거리 300㎞급 에이태킴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 발사도 가능한 만큼 에이태킴스 전진 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땅굴 해안포’ 천적 벙커버스터 도입=K-9 자주포로 발사할 수 있는 소형중거리 GPS유도폭탄 엑스칼리버(407억원)와 공군기용 소형 벙커버스터 GBU-39(300억원)도 각각 수백 발씩 도입키로 했다. 북한 해안포 동굴 진지와 방사포 진지에 대한 정밀 타격을 위해서다. F-15K와 KF-16에 장착 가능한 GBU-39는 두께 1m의 철판과 2.4m의 강화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 있는 관통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해 5도의 취약한 탐지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최대 50~60㎞(로켓 기준)까지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웨덴제 대포병레이더 아서(ARTHUR) 2대를 구입하고, 중형전술비행선도 170억원을 들여 구입키로 했다. 해군정보함인 신세기함 탑재 무인정찰기(UAV)의 성능을 개량하는 데도 91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국방부는 연평도 공격 이후 K-9 자주포도 이미 6문에서 12문으로 늘렸다. 국방부는 추가로 2011년 예산안에 K-9 20여 문(866억원), 개량형 K-55 자주포 10여 문(115억원) 증강 배치 계획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의 포격 도발 시 대응화력은 3~4배 커질 전망이다. K-9, K-55 자주포에 대한 탄약 지원을 위해 K-10 탄약운반차량(190억원)도 함께 배치한다.


정효식·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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