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죽다 살아난 연평도 공보의 어떡해야?

머니투데이 배소진 인턴기자 2010.11.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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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이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포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연평보건소 사진↑송영길 인천시장이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포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연평보건소 사진


23일 북한의 연평도 피격사건이 있은 후 서해5도와 인근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공중보건의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공보의들은 유사시의 행동지침이나 지시전달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인천지역의 한 공보의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죽다 살아난 연평도 공보의들이 주민도 없는 섬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복무점검까지 했다는 사실이 어이없다"고 밝혔다.



26일 현재 연평도에는 4명의 공보의와 2명의 간호사가 2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연평도에 남아있다. 한 공보의는 경로당에 인터넷이 연결됐다며 트위터를 통해 "저는 무사합니다. 연평도에 있습니다. 보건지소 피격으로 마을 경로당에 새로 진료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며칠 뒤에 있다는 연합훈련 때문에 많이 걱정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고 상황을 전해오기도 했다.

백령도 백령병원에 근무하는 한 공보의는 26일 머니투데이에 메일을 보내 "현재 불안한 우리에게 지시를 내려줄 것이라 생각되는 병원장은 인천에 나가있는 상황이다. 결국, 유사시에 우리는 속된 말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낙동강 오리알'같은 처지가 됐다. 대피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시를 내려줄 사람을 찾는 것뿐인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포격이후 전혀 행동지침이 없어 보건복지부에 전화를 걸었다. '유사시에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 하고, 만약 육지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것을 우리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옹진군 보건소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옹진군 보건소는 "보건복지부가 자기들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니 당연히 그쪽"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옹진군 보건소는 이 공보의에게 "섬을 나가려면 (평소와 같이) 휴가를 쓰고 나가라"며 어떠한 지침도 수립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공보의는 현재 옹진군 보건소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령도 및 대청,소청도의 의료사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으며 "우리 병원에 현재 어떤 전문과 의사들이 남아있으며, 수혈할 피는 남아있는지, 간호사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절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공보의의 경우 보건복지부 소속 국가공무원 신분인데다 군복무 (대체) 수행중인 사람들이다. 당연히 주민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국가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모든 휴가와 연차는 중지됐고 자리를 지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들이 대피를 원한다는 것은 군인들이 전쟁났다고 휴가를 요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서해5도 공보의들은 유사시 인천 옹진군 보건소의 지시를 받게 된다. 앞서 공보의들의 지침을 묻는 머니투데이의 전화에 옹진군 보건소 관계자는 "위급한 상황에는 해당 면사무소 대피명령에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일을 보내온 백령도의 공보의는 "서해5도 공보의들의 휴가가 중지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백령병원 7명의 보건의 중 4명이 현재 휴가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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