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 날 저녁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사의 수용 소식을 전하며 "지난 5월 김 장관이 한 차례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연속된 현안 처리를 위해 수리를 미뤄오다가 오늘 사의 수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사실상 '경질'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당시 군의 지휘체계 문란과 기강 해이에 한 차례 크게 실망한 가운데 최근 육·해·공군의 잇단 사고와 연평도 도발 사태에서 또 한 번 군의 초기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회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싸움이 진행되고 있데 장수와 장병들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잘했다', '잘못했다'를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사실상 이 대통령의 질타가 나왔음을 인정했다.
김 장관의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 내용 역시 이 대통령의 불신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여야의 비판에 "13분 만에 대응하는 건 훈련 잘 받은 부대만 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다", "2배로 응사하라는 교전 규칙은 없다"는 군을 변호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으며,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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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장관은 이 대통령의 '확전자제' 발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답변에서 "단호히 대응하되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첫 지시를 받은 것처럼 말하고 다시 번복해 비판 여론을 부추겼다.
이 대통령은 후임 장관 인선과 관련해 이날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와 협의를 거쳤으며 26일 중 후임 인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