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5중전회가 끝나자 언론의 관심은 대체로 차기 지도자로 선출된 시진핑에게 모였다. 현재 국가부주석인 시진핑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겸하게 됨으로써 2013년에 선출될 국가주석 자리를 예약한 것이다. 과묵하고도 포용력 있는 그의 리더십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문화혁명 당시 소위 하방(下放)을 경험한 인생의 굴곡, 그리고 유명한 국민가수를 아내로 두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시진핑의 견해가 여야간 정쟁거리로 부상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왜 지금인가? 지난 성장기 동안 누적된 모순이 현재 포화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2000년대 들어 중국의 가계소득은 임금상승과 함께 연 10%를 약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기업이익의 증가가 가계소득 증가율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격차는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기업 쪽에 편중되게 배분되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소득격차는 지속적으로 악화됐고 현재 중국의 지니계수는 0.47로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올해 5월에 있었던 폭스콘 노동자들의 연쇄자살은 그 한계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나 다름없다.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동시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현 추세의 임금상승을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글로벌 경제에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멋진 선물을 선사한 중국이 이제는 인플레 진앙지가 될 조짐이 보인다. '12·5규획'의 내용이 시진핑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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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 경제에 기조적으로 나타났던 가격안정화 구도, 이른바 '대안정화 시대'(The Great Moderation)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나 기업, 나아가 개인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는 전략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