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로 눈 돌리는 명동 큰 손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11.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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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갈 곳 잃은 명동자금, 여의도 넘본다

명동시장이 여의도시장을 넘보고 있다. 특히 투자자문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코스피 지수가 이번 달 들어 3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주식담보대출을 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호기'라는 시각이 점점 커지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유동성이 많아지면서 유동성장세가 조만간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명동 업계 관계자 A씨는 최근 주위에서 투자자문사나 운용사에 관심을 갖고 직접 투자하거나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A씨는 "자금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큰 손들 중에서 투자자문사를 인수하거나 설립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편에선 이러한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고 역으로 투자자문사에 관심을 갖는 명동시장 큰 손들을 찾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명동에서 강남으로 자리를 옮긴 사채업자 B씨는 최근 대규모 자금 유치를 위해 투자자문사를 인수하고 자금을 운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C씨는 투자자문사 매물을 물색하는 동시에 전주도 찾고 있다. 갈 곳 잃은 명동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흐르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큰 손들이 단순히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문사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증권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큰 손 D씨의 경우 투자자문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세가지를 들었다.

우선 어차피 주식시장에서 큰 자산을 운용한다면 증권사에 수수료를 다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거래시마다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야하는데 운용사에 투자하고 투자한 운용사를 통해 자산을 운용할 경우 투자자는 그만큼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두번째는 각종 세제 혜택이다. 이들은 법인으로 등록해 최저 급여 88만원만 받고 있는 것으로 신고하면서 4대보험 혜택을 받고, 법인카드를 이용해 각종 비용처리를 하고 있다.


세번째는 명함이다.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직업을 '□□ 자문사 대표'로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고 지인에게도 그럴듯한 명함을 내밀 수 있어 유용하다는 답변이다. 실제로 금융업계에는 세번째 이유 때문에 여의도 증권가로 출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증권사 관계자가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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