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감세논란 "철학없는 주장" vs "정책정당 가는 길"

머니투데이 박성민 기자 2010.11.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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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갑론을박

당 안팎의 '감세 철회 논란'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후 "조속한 시일 내 결론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지만, 지도부의 주장은 여전히 크게 엇갈렸다.

안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요청을 소개하며 "당에서 빠른 시일 안에 의총을 열어 감세논란에 대한 합리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평소 감세 논쟁에 말을 아끼던 나경원 최고위원이 작심한 듯 당의 '갈팡질팡'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모습이 눈앞의 먹이에 정신이 팔린 새와 같다"며 "'부자감세'라는 적군의 칼이 우리 내부를 겨누는데도 정부 여당이 이 말에 지나치게 겁을 먹고 끌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내 '감세 철회' 주장에 대해 "오직 표만 생각하고 있는, 철학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감세 철회도 유지도 아닌, 정책의 효과가 의심스러운 대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조세정책은 신뢰와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현 상황은 이미 국회에서 논의된 감세안을 뒤집을 만큼의 변화가 있는 게 아닌데 이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당장 욕을 먹더라도 원칙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며 "호시우행(虎視牛行), 즉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행동한다는 말처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당내 감세 논쟁을 촉발시킨 정두언 최고위원은 보다 활발한 감세 논쟁을 요구하며 "감세 논란은 우리가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논쟁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부분적 감세 철회' 입장을 밝힌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감세 철회 주장은 감세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해 세수를 높이는 정부의 기조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정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서 최고위원은 "경제 정책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감세에 따른 경제 전반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놓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해야지 개인의 철학이나 소신으로 대안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나 최고위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니 다음 주에 열리는 정책의총에서 꼭 그 말씀을 해 달라"며 '감세 철회'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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