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간 '감금'돼 수능 문제 출제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2010.11.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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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이 끝나는 18일 오후 6시 5분. 고사장을 나서는 수험생들과 함께 '해방'되는 이들이 있다. 한 달 전부터 '감옥'과 다름없는 특별 숙소에서 수능 문제를 만든 출제위원들이다.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본부는 출제위원단 300명, 검토위원단 182명, 관리요원단 183명 등 총 665명으로 구성, 운영됐다. 출제 일정은 총 32일(10월 18일~11월 18일)이 소요됐다.



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보안요원들의 통제와 감시를 받으며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생활을 해왔다. 수능 시험이 국가적으로 관심도가 높고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문제 유출과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한 달 간 머문 곳은 외부와 차단하기 위해 임시로 담을 치고 발코니나 창문은 방충망으로 막은 특별 숙소였다. 전화, 인터넷, 팩스, 편지 등 통신 수단도 일체 허락되지 않는다. 가족들과의 연락조차 철저히 차단된다.



출제위원들이 숙소 내에서 사용한 종이와, 휴지 등은 한 조각도 바깥으로 반출되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조차도 보안요원이 뒤져보고 이상이 없는지 점검한 후에 버려진다.

이렇게 해서 출제위원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30만 원이다. 한 달 여 출제기간 동안 1000만 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 달 간 감시를 받으며 갇혀 지내야 한다는 점과 한 치의 오류도 없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선뜻 나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보안상 이유로 자신이 출제위원이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도 없다.


평가원 관계자는 "출제위원들이 자신이 낸 문항에 오류가 있지는 않은지 걱정돼 밤잠을 설치거나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매년 출제위원을 섭외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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