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호리바도 부러워한 LGD '가화만사성'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0.11.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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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식 경영' 호리바, 권영수 LGD 사장과 '조직문화' 상호 벤치마킹 합의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교토식 경영'의 대표회사인 일본 호리바 그룹의 호리바 아쯔시 사장이 권영수 LG디스플레이 (10,580원 ▲10 +0.09%) 사장을 만났다. LG디스플레이가 추진해온 '펀(Fun) 경영' 실태를 둘러보고 조직문화에 대한 상호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15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호리바 그룹의 호리바 아쯔시 사장과 임원진들은 이달 초 LG디스플레이의 파주 사업장을 방문해 권영수 사장과 면담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호리바는 세계 각국에 자동차 내연기관, 환경, 의료분야의 측정분석기기를 공급하는 글로벌 제조기업으로, 무엇보다 호리바 그룹은 최근 국내기업 사이에서 벤치마킹 붐이 일고 있는 '교토식 경영'의 대표 기업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교토식 경영이란 일본 교토지역 기업들의 독특한 경영방식과 기업문화를 통칭하는 말로, 개성있는 카리스마 경영철학과 그에 걸맞는 특화된 기술개발과 혁신적인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세계시장을 제패한 게 특징이다.



특히 호리바 그룹은 독특한 기업문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주인 호리바 마사오 최고고문은 늘상 직원들에게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은 아무도 못당한다, 엉뚱한 발상을 해야 세계를 석권할 수 있는 창의적 제품이 나온다"고 강조해왔다.
↑호리바 아쯔시 호리바 사장. 사진출처=호리바그룹↑호리바 아쯔시 호리바 사장. 사진출처=호리바그룹
실제 호비라 그룹의 사훈은 '재미있고 즐겁게'다. 회사 연수원 이름도 '펀 하우스(Fun House)'다. 건물 외관도 영락없는 리조트 호텔이다. 회사 소개 팜플릿에는 제호가 호리바를 거꾸로 쓴 'Abiroh'로 표기돼 있다. 내부의 입장에서만 회사를 보지말고, 고객의 관점에서 보라고 마음자세를 나타내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는 스스로를 가리켜 '호리비언'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같은 호리바만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바로 이 회사가 배기가스 계측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근원으로 꼽히고 있다.

마사오 최고고문의 장남인 호리바 아쯔시 사장이 LG디스플레이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아쯔시 사장은 한국 방문 중 '한국에도 비슷한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LG디스플레이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리바 사장은 권 사장으로부터 LG디스플레이의 '가화만사성'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가화만사성 프로그램은 직원뿐 아니라 자녀, 부모, 배우자 등 임직원 가족 구성원들을 위한 LG디스플레이의 맞춤형 케어 프로그램이다. 사업장별로 임직원 부모님들에게는 효도관광을, 중고생 자녀들에게는 대학탐방과 입시특강을 진행하고, 초등학생 또는 유아 자녀들을 위한 임직원 교육 특강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이날 호리바 아쯔시 사장은 "대부분의 조직문화가 조직 구성원 자체에 집중돼 있는반면, 구성원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의 능률을 끌어올린다는 발상이 신선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쯔시 사장과 권 사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상호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달 말 LG디스플레이의 조직문화팀이 일본 호리바로 찾아가 기업문화 전반을 탐방하기로 했다.

권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를 통해 아쯔시 사장으로부터 들은 호리바만의 차별화된 조직문화를 일일이 소개하며 벤치마킹을 주문했다.



이익보다 사회에 대한 공헌을 중시한다는 것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권 사장은 종업원을 생산을 위한 재료인 '재(材)'로 보는 것이 아닌 회사의 소중한 재산인 '재(財)'로 본다는 아쯔시 사장의 말이 인상이 깊었다고 소개했다.

권 사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호리바가 자신의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에 놀랐으며, 그 원동력을 엿볼 수 있었다"며 "우리 또한 경청과 배려를 통한 인간존중의 경영, 즐거운 직장, 사회공헌을 열심히 해나간다면 호리바와 같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확고한 1등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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