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현지인도 놀란 공법·속도…리비아 정부 신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11.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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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는다 (4-1)아프리카편]트리폴리호텔

대우건설, 현지인도 놀란 공법·속도…리비아 정부 신뢰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시내 중심지 2만741㎡에 연면적 4만5000㎡, 객실 370실, 지상 36층 규모로 지어지는 5성급 특급호텔 '리비아 트리폴리호텔'은 대우건설과 리비아를 탄탄하게 결속시킨 상징성있는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1990년대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경쟁업체들이 모두 철수할 때도 유일하게 남아 10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5억7000만달러의 미수금이 발생하자 이를 받기 위해 리비아 정부부처와 공기업 수십곳에 흩어져 있는 관련서류를 직접 창고를 뒤져가며 찾아내 미수금을 청구했다.



대우건설의 이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리비아 정부는 미수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2001년부터 지불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리비아는 회수된 미수금을 재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트리폴리호텔 투자사업이다.

총사업비 1억6641만달러 중 대우건설이 60%인 9985만달러를 투자하고 ESDF(리비아내 경제개발기금)가 40%를 분담한다. 호텔 공사는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리비아 트리폴리호텔은 여러 면에서 양국에 의미있는 사업이다. 우선 대우건설 특유의 공정관리와 현장관리로 공사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터키 국적의 건설사가 트리폴리 호텔 맞은편에서 대우건설보다 먼저 대형 빌딩을 착공했지만 이제 외장공사 중이다.

리비아 최초로 '커튼월' 방식을 도입, 리비아 현지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커튼월 방식은 건물 전면을 유리로 덮는 방식이어서 콘크리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둔탁한 느낌 일색의 트리폴리 시내 표정을 트리폴리호텔이 산뜻하게 만들고 있다.
대우건설, 현지인도 놀란 공법·속도…리비아 정부 신뢰
대우 트리폴리호텔이 리비아 랜드마크로 부상하자 리비아 정부도 관심있게 공사를 지켜보고 있다. 후계자 물망에 오르고 있는 카다피 대통령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가 호텔 외관 디자인 일부를 직접 손볼 정도로 리비아 정권 수뇌부의 관심이 각별하다.

현장소장을 맡고 있는 최규명 상무는 "공사 진행이 빠르다보니 리비아 정부가 추가 공사를 맡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공사가 트리폴리 잔주르 지역 해변가에 외국인 전용 리조트 단지를 건설하는 '워터프론트 프로젝트'다.


카타르와 리비아 자본이 공동투자한 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지난해 리비아 수뇌부에서 대우건설에 공사를 맡겼다. PQ(사전심사) 과정을 생략하고 단독 초청에 의한 수의계약으로 2500억원에 이르는 공사를 맡겼다.

리비아 트리폴리호텔의 또하나 자랑거리는 순수 대한민국 호텔이라는 점이다. 시공은 물론 설계에서 자재구매까지 대우건설이 맡고 있다. 특히 자재는 95% 이상을 한국산으로 쓰고 있다.

설계, 자재·구매, 시공을 한꺼번에 맡는 EPC방식 수주는 시공도 중요하지만 설계와 자재구매가 중요하다. 설계를 잘못하면 공사의 밑그림을 망치는 근본적인 실패를 맛보게 되고 자재구매가 원활하지 못하면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공사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리폴리호텔은 20여년만의 경제제재 해제로 미국, 유럽 등의 오일 메이저(Oil Major)와 다국적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리비아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 상무는 돱리비아 시내는 현재 체류할 호텔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트리폴리호텔은 국제 비즈니스 및 외교의 장으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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