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해외수주 77% 차지…건설업계 '오아시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1.1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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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는다 ①중동편]


- 올 수주액 447억달러, 지난해의 2배
- 중동 편중 심화, 다변화 필요성 지적


↑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걸프해안 주변 건설현장 ⓒ이동훈 기자↑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걸프해안 주변 건설현장 ⓒ이동훈 기자


올들어 한국 건설사들이 해외에서만 600억 달러 이상의 수주액을 기록한 데는 중동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지역별 해외건설 수주액 비중을 살펴보면 중동이 76.5%를 차지한다.

수주 규모도 약 430억 달러로 지난해(216억 달러)와 비교하면 2배로 뛰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굵직한 대형공사들을 수주하면서 계약건수는 오히려 지난해(116건)보다 소폭 줄어든 100건을 기록했다.



중동, 해외수주 77% 차지…건설업계 '오아시스'
중동, 해외수주 77% 차지…건설업계 '오아시스'
◇마르지 않는 샘물, UAE 부동의 1위
중동 수주 성과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에 이어 각각 계약액 순위 1,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UAE에서는 29건에 252억142만 달러의 계약고를 올리는 등 이미 지난해 총 계약액의 1.6배에 달하는 성적을 거뒀다.

전체 해외수주액의 40%가 UAE에서 나왔다. 지난 5월에는 현대건설 (34,800원 ▼550 -1.56%)이 9억3500만 달러 규모의 보로지-3 확장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9월에는 GS건설 (15,890원 ▼10 -0.06%)은 6억2300만 달러의 타크리어 통합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2단계 공사를 따냈다.



사우디에서도 지금까지 25건에 90억7000만 달러의 신규공사를 확보하는 등 지난해를 능가하는 수주 성과를 올렸다. 대림산업 (54,500원 0.00%)은 지난 7월 말 16억60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얀부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따냈다. SK건설은 지난 4월 아람코가 발주한 3억19000만 달러의 주거단지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7월에는 5억4500만 달러의 얀부 수출 정유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해외건설현장 ⓒ이동훈 기자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해외건설현장 ⓒ이동훈 기자
◇쿠웨이트, 오만에서도 오랜만에 성과
쿠웨이트에선 현대건설이 잇따라 공사를 수주하면서 국가별 계약순위가 지난해 9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8월 현대건설이 따낸 오일&가스 파이프 공사는 계약액 14억580만 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다. 같은 시기에 현대건설은 11억3280만 달러의 부비안 항만 수주에도 성공하는 등 올해 4건을 수주했다.

대림산업은 7월 국영정 유회사가 발주한 8억8900만 달러의 LPG 처리시설을 수주해 뒤를 이었다. SK건설은 올 초 7억2400만 달러의 가스 가압장 건설 및 기존 시설 보수공사를 수주해 시공 중이다.


오만, 카타르, 바레인에서도 수주가 이뤄졌다. 오만에서는 GS건설이 신규수주 3건을 성사하면서 급격히 수주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총 계약액은 2500만 달러에서 불과했지만 올들어선 현재 7억7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GS건설은 지난 9월 3억3800만 달러의 바르카3 민자발전 건설공사와 2억8900만 달러의 소하르2 민자발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카타르에선 현대건설이 3억3500만 달러의 무쉐이렙, 하트 오브 도하 복합개발공사 1단계 공사를 수주했다. 바레인에서는 GS건설이 이달 6900만 달러의 밥코 폐수처리시설공사를 따냈다. 요르단의 경우 대우건설이 지난 7월 1억2300만 달러 규모의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 공사를 확보했다.

↑ 카타르 도하 중심지 야경 ⓒ이동훈 기자↑ 카타르 도하 중심지 야경 ⓒ이동훈 기자
◇중동, 언제까지 오아시스일까
이같은 한국 건설기업들의 중동에서 보여온 저력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 중동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수주가 사실상 확정된 곳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주에도 중동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 수주는 2000년 이후 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2003년부터 최근 7년 간 전체 수주액 중 중동의 비중은 60%대였지만 2009년 68.4%에 이어 올해는 이보다 8%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수주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수주가 중동에 집중되다보니 한국업체들은 유럽과 일본업체뿐 아니라 서로간의 경쟁에서 이겨야하고 중국업체 추격을 감당해야하는 3중고를 겪고 있다"며 "앞으로 이란과 리비아발 악재로 중동시장이 축소될 것을 대비해 이제 해외시장을 다변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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