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투자자 단타에 국내 운용사 '고민되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11.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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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자산운용 위탁 자금 75% 환매

삼성자산운용이 일본의 노무라자산운용으로부터 위탁 운용 받았던 자금이 1년 만에 75% 가량 빠져 나갔다. 일본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단타'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9월 일본 최대 자산운용사인 노무라자산운용의 아시아펀드를 통해 위탁 운용을 했던 자금 2000억원 가운데 현재 운용 금액은 500억원도 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간 전체 운용자금의 75% 수준이 환매로 빠져 나간 것이다. 기대 수익을 채우자 일본의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선 결과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600에서 1900으로 19% 정도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은 일임 형태로 운용했기 때문에 수익률에 대해 비공개했지만, 대형주 위주로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상승률을 소폭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아시아펀드는 한국·인도·대만 등 아시아 3개국에 투자하는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4개로 구성된 엄브렐러 펀드다. 투자자들은 4개 펀드에서 선택적으로 이동이 가능한 구조다.



노무라자산운용은 인도와 대만의 경우 직접 투자하고 한국은 삼성자산운용에게 투자 일임을 맡겼다.

노무라자산운용은 일본 현지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했다. 당시 일본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건 처음 있는 일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 때문에 향후 일본의 장기 투자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단기투자 성향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일본의 경우 제로 금리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연 10% 안팎으로 높지 않은 편"이라며 "보수적 성향이 강해서 기대 수익을 거두면 즉시 환매하거나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달 26일 일본 다이와그룹과 공동으로 '다이와 미래에셋 코리아주식형펀드'를 설정했다. 이 펀드는 다이와증권이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은 뒤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위탁 운용을 주고 있다. 펀드는 설정 당시 2200억원으로 출발해 현재 32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를 설정한지 얼마 안 돼 아직 환매가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현재는 자금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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