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일본화' 피하려면 한국 본보기 삼아야"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0.11.08 09:28
글자크기

"부실기업 정리 등 한국 위기관리 능력 배워야"

페섹 "'일본화' 피하려면 한국 본보기 삼아야"


"한국은 세계경제의 '일본화 (japanifaction)'를 막는 좋은 본보기이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리스트 윌리엄 페섹이 8일 세계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늪에서 빠지지 않으려면 한국을 본보기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칼럼에서 한국이 이번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된 것은 '업(karma)'이라고 말했다. 13년전 IMF 외환위기로 세계경제 혼돈의 중심에 있었던 한국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제 G20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에 본보기가 됐다는 것이다.



페섹은 "한국은 불과 2년 전만해도 제 2의 아이슬란드가 될 위험에 처해있었다 "며 "당시 한국 기업들은 아시아위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었으며, 단기외채 리스크가 크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4.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를 당혹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90년대 말에 한국이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이 현재의 세계경제 이슈에 핵 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국은 과거 일본이 실패했고, 현재 미국이 실패하고 있는 모든 것을 해냈다"고 설명했다. 일본, 미국과 달리 한국은 규모에 관계없이 부실 기업과 은행을 정리했으며, 금리 정책에 있어서 장기 비전 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페섹은 "경제모델이 없는 세계에서 한국의 위기관리 경험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과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스테픈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회장도 "세계 경제가 일본같은 수렁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페섹은 "미국은 이미 일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워싱턴의 의원들만 아직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소비침체와 가계부채가 미국의 일본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미국의 초저금리는 아시아로의 핫머니 유입을 가속화하며 인플레이션 버블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한국은 금리를 제로로 낮추려는 압박을 이겨냈다"며 "이로 인해 버블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금리로 인한 자유로운 돈은 시장을 활성화시키면서 회복이 진행 중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저금리로 인한 돈은 버블을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필요한 것은 변화를 위한 좋은 사례"라며 "각국의 관리들이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그들은 한국에서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