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2라운드? G20 회의서 해답나올까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2010.11.0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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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시장을 여는 아침]정경팔의 마켓프리즘

Q1. 뉴욕증시 6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장중 혼조세 보였지만 막판 강세 반전했네요. 10월 고용이 예상보다 더 증가한 것이 힘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팀장님, 고용상황과 함께 뉴욕증시 마감부터 잠깐 짚어볼까요?

먼저 고용상황부터 정리를 하고요. 시장의 반응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0월 고용지표의 가장 큰 특징은 비농업부문 고용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로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시장의 예상은 6만 명 증가였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두 배가 넘는 15만 1천명 증가로 드러났고요. 지난 9월 고용지표의 수정치 역시 9만 5천명 감소에서 4만 1천명 감소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향후 노동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고용지표의 호조를 고려해 볼 때 미 연준이 경기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고요. 10월 고용지표의 결과가 지난 중간 선거 전에 발표되었다면, 민주당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요. 선거 직후에 발표되어서 민주당에게는 너무 아쉽게 되었습니다.

비농업부문 고용이 이렇게 증가했지만 실업률은 9.6%로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실업자수는 줄고 있지만, 그만큼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어서 경제활동 인구의 수 역시 같은 비율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용지표의 발표 이후에 외환시장의 반응은 컸고요, 반면에 증시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고용지표의 호조에 따라서 향후 양적 완화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왔고요. 여기에 유럽경제지표의 부진이 함께 겹치면서 유로/달러는 유럽장 초반 1.42달러대에서 뉴욕장 후반에는 1.40 달러 초반 대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렇지만 뉴욕증시에서는 목요일 장에서 급등세를 보인 것에 대한 차익실현 모드가 강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장중에는 3대 지수 모두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횡보장세를 연출했고요. 결국 강보합으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의 경우 9포인트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Q2.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라 이머징 통화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환율전쟁 2라운드에 돌입하는 모습이죠. 지난 금요일 중국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중국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글로벌 환시장 움직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환율 전쟁이 제 2 라운드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일본과 아시아의 신흥국들 이 되겠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의 경우 오늘 11월 15일과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금융_정책 결정회의를 미 연준이 양적완화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5일로 열흘이나 앞당겼습니다. 일정을 앞당긴 이유에 대해서 일본 중앙은행은 직접적으로 미 연준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상은 미 연준의 양적 완화 발표 이후에 달러/엔이 지난 95년도의 저점인 79.75엔을 하향 돌파하는지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요. 만약 이 저점을 하향돌파 했다면 대규모 완화책이 발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지난 5일의 저점이 80.59엔에 머물렀고요. 이에 따라서 일본 중앙은행은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의 5조엔 수준에서 더 이상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심화되어서 달러/엔이 지난 95년도의 저점을 갱신한다면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로 대규모 양적 완화책을 발표 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봐야 하고요. 실제로 대규모 완화책이 발표된다면,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엔/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에 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보겠습니다.



달러화에 대한 아시아 통화들의 절상수준을 살펴보면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시사한 지난 8월 27일 부터 지난 주말까지 원화(7.46%) 는 7 % 이상, 태국 타이바트 (5.39%) 와 필리핀 페소 (5.20%) 등은 각각 5 % 이상 절상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발표한 금융 안정보고서를 통해서 외자 경계 경보를 내린 바가 있고요.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유동성 추가 개입으로 인한 통화 가치 절상에 대해서 경고했습니다.

중국 역시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서 신흥국들과 협조하겠다는 입장이고요. 유럽마저도 여기에 동참하면서 독일의 재무장관은 이번 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와 관련된 이슈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환율 전쟁이 종료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Q3. 이런 상황 속에서 11일 G20 정상회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거칠어져 가는 환율전쟁, G20회의에서는 어떤 해법 내놓을까요?

미 연준의 양적 완화가 발표된 이후에 G20 정상회의를 앞 둔 이머징 국가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과 글로벌 경제 이익이 서로 상충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에 따라서 미국이 위안화 및 글로벌 불균형에 대해 다른 나라들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G20 정상회의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은 과도한 대외 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서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가는데 합의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서울 G20 정상회담에서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각 나라의 경상수지 지표 중 글로벌 불균형을 자극하는 부문에 대해서 IMF와 각국이 상호 검증하는 방법을 제안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경상적 목표관리의 예시적 가이드라인의 해법을 환율 문제가 아닌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에서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나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1985년도의 플라자합의의 경우에는 선진 5개국만 당사자로 참여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훨씬 많은 나라들이 이해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고요. 각국의 경제여건이 판이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경상수지 목표를 수치화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고요.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강제성을 갖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추상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수사에 의한 합의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4. 지난 금요일 코스피는 2000p 고지를 눈앞에 두고 닷새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시장 흐름과 에너지는 강한 모습인데요. 올해 내 2000p 돌파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 증시 전망 어떻게 하시나요?

기본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시각으로 증시를 보고 있고요. 2차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증시가 양적 완화 규모 발표 이후에도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2차 양적 완화를 시사한 것이 지난 8월 27일 입니다. 그 때 이후 최근까지 각 시장의 수익률을 검토해 보면요. 달러인덱스가 7% 이상 하락하는 동안 나스닥 지수는 18% 가까이 상승했고요. 구리와 원유와 같은 상품들은 각각 15% 와 11 %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 흐름을 타고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과 상품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반영되면서 같은 기간 KOSPI는 10.9% 가량 상승했고요. 원화의 경우는 달러화에 대해서 7% 가까이 절상되었습니다.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 위해서 풀린 자금들이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야 맞습니다만, 현재 미국 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고요.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 유동성이 금융회사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의 2차 양적 완화 역시 미국의 경기부양보다는 이머징 시장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고요. 경기 상황에 따라서 양적 완화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부분 때문에 제 3, 제 4의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이머징 시장의 상승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해서 정부 당국은 자본 규제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마련 중에 있고요. 이 때문에 환율의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만, 글로벌 달러 약세의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고요. 환율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유입세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연내 2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Q5.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를 중심으로 말씀해 주셨는데요. 연말까지 가는 동안 지수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어떤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다음달 초에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분석에서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치의 두배가 넘게 호조를 보였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때문에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 반등세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고용지표의 호조 때문에 양적 완화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시장은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다른 시장에 까지 일괄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달러화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금가격은 상승했고요. 유로화에 대해서 반등하던 달러화가 상품통화들에 대해서는 반대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것은 시장 한편에서는 양적 완화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겨우 한 달의 고용지표 호조를 가지고는 양적 완화를 축소하기에는 부족하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달러 약세에 지속적으로 배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전망의 차이에 따른 시장 세력간의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요. 이러한 다툼을 종식 시킬 수 있는 재료가 12월 초에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되겠습니다. 이번 달에 이어서 다음달 역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에는 고용지표의 호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추세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추정이 강화될 수 있고요. 양적 완화 규모에 대한 기대치 역시 약해 질 수 있겠습니다.

이 경우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반등세를 보일 수 있고요. 환차익을 노리던 외국인의 순매수가 주춤해 지면서 갈 길이 바쁜 증시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다음달에 발표되는 미국의 월간고용지표를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http://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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