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봉 정례화 다른 사안과 연계해야"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11.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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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작별상봉···"다시 만날 날 기약할 수 없다"

2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남북 가족들은 5일 오전 9시 금강산 호텔에서 1시간 동안 열린 작별 상봉에 참여하는 것으로 60년 만남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이 날 작별 상봉에는 남북 이산가족 중 최고령인 남측 김부랑(97) 할머니가 건강악화로 불참해 아쉬움을 더했다.



이 날 오전 8시20분쯤 행사 장소인 금강산 호텔 2층 연회장에 미리 입장한 북측 가족들은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어 8시40분쯤 남측 가족들이 입장하자 행사장 곳곳에서는 석별의 아쉬움을 눈물로 쏟아내는 가족이 늘어났다.

65년 만에 맏아들 건호씨를 만난 남측 지달수(93)씨는 "제가 나이가 많아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르고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기약할 수 없지만 이번에 만난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며 "서로 국민의 의무를 다하며 통일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얘기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최성익 북한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이미 남측에 '그 문제는 (금강산 관광, 인도적 대북 지원 등 다른 사안과) 연계돼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최 부위원장은 또 남측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차에 이어 2차 행사도 잘 진행되고 있다. 상봉 정례화 등 추가 상봉 문제는 향후 적십자 회담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는 남북 적십자 회담에서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를 금강산 관광 재개 및 대규모 쌀 지원 등과 연계해 제기할 전망이다.


남북 이산가족 사이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시각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박 3일간 만남에서 양측 체제 등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북측 일부 가족들은 "금강산 관광이 조기 재개돼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측 가족들은 "북측으로 교육을 많이 받고 나온 것 같아 그저 듣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작별행사를 마친 후 오후 1시 금강산 지구를 떠나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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