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안정됐다고? 학군수요·봄 이사철 줄줄인데.."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0.11.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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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정부 "전세대책 없다" 판단에 실망 목소리 쏟아져

"지금 당장 전셋값이 더 오르지 않는다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 있나요. 앞으로 학군 수요에 봄 이사철 수요가 줄줄이 이어질텐데.."

정부가 최근 들어 전세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 별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세대란과 역전세대란이 주기적으로 되풀이 되는 전세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했으나 정부가 근시안적인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 안정됐다고? 학군수요·봄 이사철 줄줄인데.."


서울시 성북구에 거주하다 전셋값이 급등해 최근 경기 용인시로 옮겨 전셋집을 구한 서모씨(38세)는 "정부가 정말 시장을 제대로 분석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주변에서도 전셋값 급등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대체 어디가 안정됐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월 이후 시작된 본격적인 전셋값 급등 현상이 최근 1~2주 진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한 것이나, 최근의 전셋값 상승이 서울 강남 일부의 국한된 현상이라는 정부의 시각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H공인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최근 몇 주간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됐을 수 있겠지만 실제 시장에서 수요자들이나 중개업소가 느끼는 매물 부족현상이 눈에 띄게 진화된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T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분석대로 수도권 전역의 전셋값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선호지역에서는 여전히 물량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외곽으로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정부의 판단은 너무 안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단기간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당장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앞으로 계절적인 수요로 시장이 다시 불안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학군수요가 많은 지역은 당장 12월부터 전세가격이 꿈틀대기 시작하고 이후 1~2월부터는 봄철 이사에 대비한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특히 2008년 이후 수도권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내년부터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전세시장 불안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도 더 늦기 전에 보다 거시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세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입주 예정 물량 등을 감안했을 때 내년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은 만큼 지금 급등세가 진화돼서 대책이 필요없다고 할 상황은 아닌 듯 하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뭔가 근본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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