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재료 노출 후 상반된 시각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0.11.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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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들에게 종종 하는 조언으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이 있다. 시장에 노출된 재료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미국 중간선거와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이후 국내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다. 일각에선 일부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불확실성 제거로 시장이 다시금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선 재료노출에 따른 조정을 염려하고 있다.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같은 재료가 같은 결과를 내놓더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시각 차이에 따라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재료 노출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나,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나 모두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우선, 미국 중간선거와 FOMC 이후 증시가 불안감을 털고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하는 측은 최근 FOMC에 대한 불안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에 수조 달러를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됐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규모가 최근 수천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일순간 불안감으로 바뀌게 된 것. 즉,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양적완화 기대감이 어느덧 지나친 기대감으로 불안요인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규모와 상관없이 FOMC 결과가 발표되면 적어도 시장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과거 미국 중간선거 기간을 살펴봤을 때 선거전에 오르고 이후 차익매물이 나왔다"며 "특히, 경기상황이 안 좋거나 직권 여당이 질 때 차익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중간선거는 결과가 어느정도 예측된다"며 "시장의 관심은 FOMC에 쏠려 있고, 특히 양적완화 규모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찌됐든 결과가 나오게 되면 차익실현 물량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벤트 이후의 증시방향에 걱정하고 있는데, 오히려 불확실성을 확실히 소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이머징에 대한 비중확대 얘기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며 "유동성 외에 펀더멘털까지 좋게 보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매수추세 속에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양적완화 기대감이 지나치게 오른 증시가 재료 노출 이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1900선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FOMC 등 재료까지 노출되면 차익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며 "이미 1, 2개월 전부터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돼 있는데, 이번 주 결과가 나오면 재료 노출에 따른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강 팀장은 "FOMC 이전에 주가가 조정을 거쳤으면 좋았을 텐데 이미 고점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주가가 희석되면 결코 유리한 상황이 못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3분기 기업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이고, 선행지수도 연내 회복 가능성이 낮은 등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에서 해외 유동성 재료까지 희석될 경우 증시의 조정폭도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어찌됐든 이번 주면 그동안 국내외 증시의 화두였던 빅 이벤트가 마무리된다. 전망의 밝고 어두움을 떠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투자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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