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와인만의 독특한 풍미를 지닌 고품질 와인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11.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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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인기행(1) 프랑스 와인 명성의 뿌리, 보르도

흔히들 와인전문가들이 표현하는 와인의 수는 하늘의 별만큼이라고 표현한다. 그중에서 유럽의 와인은 다양하다. 이에 프랑스의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본다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감을 먼저 일깨워야 한다. 눈으로 색을 확인하고, 코로 향을 느끼고, 혀로 맛을 음미하는 과정 속에서 와인의 아로마가 만들어 내는 향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수 많은 와인 생산국 중에서도 프랑스. 그 중에서도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보르도 와인은 레드, 로제, 드라이 화이트, 세미 스위트 화이트, 스위트 화이트, 스파클링인 크레망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와인이 포함되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와인의 아로마를 다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천의 얼굴을 가진 보르도 와인의 매력 속에 흠뻑 빠져보자. [편집자주]




보르도는 프랑스 에서도 제일의 와인 산지로 2세기경부터 와인이 제조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르도 와인만의 독특한 풍미를 지닌 고품질 와인


연평균 200만 헥토리터(hl)를 생산해 내는 보르도는 대략 12만 헥타르의 면적에 1만2천 명 이상의 생산자, 8,000여 개의 샤또가 있는 프랑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다. 서울시 전체가 포도밭이라 한다면 서울시만한 포도밭이 두 개인 셈.

방대한 와인 생산 면적만큼이나 보르도 와인 수출 규모 역시 어마어마하다. 작년 한해 해외 시장에 판매된 보르도 와인은 총 496만 헥토리터(hl) (6억6천백만 병)로 5조 2천억 원에 이르며, 한국은 14,934 핵토리터(hl) (180억 원) 가량이 수입되어 프랑스 와인 수입의 46.56%를 차지했다.

보르도가 세계 최대 와인 산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1152년 보르도의 옛 이름인 아끼뗀느(Aquitaine) 공국의 공주인 알리에노르(Alienor)와 영국 노르망디의 영주였던 앙리 플랑따 주네(Henry Plantagenet)의 결혼을 계기로, 보르도 와인이 면세와 독점 판매 등의 혜택을 받으며 영국을 통해 유럽 전역에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그 명성을 높이게 된 것이다.

대서양을 접하며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보르도 지방은 크게 메독, 쌩떼밀리옹, 뽀므롤, 그라브, 엉트르 뒤 메르, 쏘떼른을 비롯한 작은 지역들로 구성된다.

온난한 기후에 자갈과 토사가 섞인 토양은 포도나무가 양분을 얻기 위해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고 자생력을 갖게 해 포도송이마다 농축도가 높아지게 한다.

보르도 와인만의 독특한 풍미를 지닌 고품질 와인
또한, 강으로 흘러 드는 충분한 수분과 해변을 둘러싼 소나무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서 포도가 자라는데 최상의 조건을 형성한다.

보르도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균형미를 자랑하는데, 이것은 최상의 기후 조건 속에서 자란 보르도의 여러 종류의 우수한 포도품종과 떼루아르 뿐 아니라 보르도 전형적인 와인 제조 방법인 블랜딩(포도 품종을 알맞게 섞는 와인 양조 기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단일 품종으로도 좋은 와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기후와 토양, 환경 조건 즉 떼루아르의 특징이 표현되기 보다 품종이나 양조기술이 강조되는 와인이 되기 쉽다.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보르도의 유명 와인은 대부분 블렌딩을 통해 탄생하며, 블렌딩 과정을 거치면 각각의 장점만을 선택하여 최고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경험과 지식, 감각과 직관을 총동원해 포도 품종뿐 아니라 포도밭의 구획과 떼루아르까지 절묘하게 섞는 보르도의 블렌딩은 기술이라기 보다 예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고, 우아하고, 섬세하며, 강렬하면서 깊은 보르도 와인 생산의 가장 중요한 비법이다.

보르도 와인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레드와인은 3대 품종인 꺄베르네 쏘비뇽, 메를로, 꺄베르네 프랑에 진한 색과 견고한 탄닌을 더하기 위해 말벡, 쁘띠 베르도를 보조품종으로 제조된다. 샤또에 따라 품종 블랜딩의 비율이 다르며 그 비율에 따라 각 샤또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생산 비율이 레드와인에 비해 작지만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보르도 화이트 와인은 쏘비뇽 블랑과 쎄미용을 주품종으로 사용하며 뮈스까델이 소량 블랜딩된다.

쏘비뇽 블랑은 맛이 깔끔하며 빛깔도 더 맑고 투명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흥겨운 파티에 어울린다. 쎄미용은 보르도 쏘떼른 지방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품종으로 벌꿀처럼 달콤하고 깊이 있는 스위트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된다.

또한 ‘보르도’ 하면 5대 샤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샤또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무똥 로칠드(Chateau Mouton-Rothschild)와 샤또 오 브리옹(Chateau Haut-Brion)이 바로 그것. 1855년 파리 세계 박람회에서 황제 나폴레옹 3세가 보르도의 와인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자 일시적으로 5 단계의 등급을 매겼는데, 150년이 지난 지금도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보르도 와인만의 독특한 풍미를 지닌 고품질 와인
그 당시 샤또 무똥 로칠드(Chateau Mouton-Rothschild)는 1등급이 아니었지만 1973년 승격됐다. 보르도의 5대 샤또는 지금도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며 ‘프랑스 와인은 고품질 와인이다’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 역사의 뿌리와도 같은 보르도는 앞으로도 보르도 와인만의 독특한 풍미를 지닌 고품질 와인을 생산해 내며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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