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中아워게임 매각…"해외사업 부진의 늪"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10.2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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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업 적자에 따른 매각…"해외사업 돌파구 찾기 쉽지 않아"

NHN (182,200원 ▲800 +0.44%)이 적자에 허덕이던 중국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해외에 진출했던 NHN은 일본과 미국을 제외하고 모든 해외법인을 청산하게 됐다. 미국법인 역시 최근 상황이 좋지 않아 NHN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NHN은 27일 공시를 통해 중국 아워게임 지분 55%를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아워게임은 지난 2004년 NHN이 중국 해홍사와의 제휴를 통해 인수한 일종의 합작법인이었다. NHN이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한 이유는 해외업체가 중국에서 직접 게임사업을 할 수 없다는 중국 당국의 규제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NHN은 아워게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NHN글로벌과 홍콩 합작법인을 통해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약 1억달러(당시 1000억원)로, 지분 50%를 확보해 아워게임의 운영권도 따냈다. NHN은 이듬해 아워게임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55%까지 늘였다. NHN의 창업멤버였던 김정호 전 한게임 대표가 아워게임의 대표로 취임하는 등 무게감도 실렸다.

그러나 연이은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이후로는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김상헌 NHN 대표는 지난해 말 기자들과 만나 "중국사업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뚜렷한 복안은 없지만 글로벌 게임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NHN의 중국 철수는 기정사실화됐고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샨다 등 중국 메이저 게임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도 못했다. 일각에서는 매각 금액에 대한 입장차가 컸던 것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아워게임의 상황이 좋지 않아 선뜻 매각하려는 업체도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NHN은 일종의 캐피탈 형태인 WDWF(Beijing Wei De Wo Fu Investment Consulting)에 아워게임을 넘기며 중국 게임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게 됐다. WDWF에는 중국의 여러 업체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은 WDWF의 실체와 매각 금액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NHN이 올해 초 대만 사업을 청산한 데 이어 중국 사업까지 철수함에 따라 해외사업에서 다시 한번 실패의 쓴 맛을 보게 됐다. 국내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NHN은 해외사업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NHN의 해외법인은 일본과 미국 단 2곳이다.


일본의 경우 게임사업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검색사업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 게임포털인 이지닷컴을 론칭하며 진출한 미국법인 역시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NHN의 해외사업이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포털업체들은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NHN의 경우 꾸준히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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