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시공사에 집중된 리스크

더벨 이승우 기자 2010.10.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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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부동산 PF②]잠재리스크 현실화..건설사 우발채무 축소 전념

더벨|이 기사는 10월20일(15: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프로젝트파이낸스(PF) 폭탄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건설사다. 시행사의 채무 보증과 금융권에 제공한 담보에 대한 부담이 모두 시공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건설사 위주의 PF 개발을 고착화시켰고 그 위험이 최근에야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깨달은 건설사들은 그 리스크를 떨어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윈-윈 전략'→'악순환 고리'로 반전



영세한 시행사와 자산 확대에 열을 올린 금융회사 그리고 분양만 되면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건설사. 이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PF 형태의 개발은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으로 여겨졌다.

시행사는 입지 좋은 부지를 물색, 그 중 일부 땅을 사들인 상태에서 금융회사와 건설사를 찾는다. 건설사는 큰 힘 들이지 않고 개발 사업을 획득하고 금융권은 건설사를 믿고 대출을 해주는 형태다.

결국 건설사는 신용이 낮은 시행사가 금융권에 빌린 돈에 대해 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까지 책임졌다. 금융권 역시 신용이 높은 건설사를 믿고 땅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이뤄진 PF가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의뢰받은 37개 주요 건설사의 우발채무만도 지난해 50조원이었다. 한 기업당 평균 1조3534억원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이 같은 개발 방식으로 모두가 '윈-윈'하게 된다. 문제는 그 전제가 무너졌을 때다. 최근의 부동산 침체가 바로 '윈-윈' 전략을 무너뜨려 서로를 옭아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분양률 저조로 사업장 수익성이 떨어지자 금융회사는 가능한 대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 유동성을 죄어 다시 사업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 악순환을 견디지 못하는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PF 방식의 개발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행복하게 했지만 그 반대가 되자 서로가 서로를 옭아매는 악순환의 고리로 엮이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들 우발채무 축소에 총력

부동산 경기 악화로 감춰졌던 PF 보증 우발채무의 위험성을 깨달은 건설사들은 이를 축소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은 건설사 재무제표의 투명성과 엄격함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부외부채로 잡혔던 PF 지급보증은 상당 부분 실제 부채로 잡히게 된다.

우발부채 축소 방법은 그동안 관례화됐던 시행사 지급보증을 회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급보증 대신 책임 준공과 책임 분양을 하고 최악의 경우에만 채무 인수를 하는 방법이다. 시행 업무(관리형 토지신탁)를 토지신탁회사에 맡겨야 가능한 방식이다. 이로써 리스크는 신탁회사로 일부 전가된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GS건설 (15,600원 ▼140 -0.89%) 등 대형 건설사들 위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당산동 오피스텔 사업을 위해 615억원을 조달하면서 책임 준공·분양만 할 뿐, 채무인수 형태의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서 우발부채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물론 무궁화신탁회사에 관리형 토지신탁을 맡겼다.

방식의 다양화 뿐 아니라 사업을 크게 줄여 절대적인 우발채무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기도 하다. 한기평 평가대상 37개 건설사의 지난해 9월말 우발채무는 50조원에서 올해 6월말(36개, 월드건설 제외) 현재 45조원으로 10%(5조원) 가량 줄었다.



각 사별로 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GS건설이 최근 몇 달 사이 각각 1000억 정도의 우발채무를 줄였다. 두산건설은 올해 6월말 1조7800억원이던 PF 우발채무를 올해 9월 1조49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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