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태광 비자금 핵심' 이선애상무 자택 압수수색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10.10.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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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호진 회장 모자 조만간 소환 방침

검찰이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 모친인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자택을 21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상무는 그룹 내에서 '왕(王)상무'로 불릴 정도로 그룹 경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그룹 창업주이자 남편인 고 이임용 회장 생전부터 회삿돈 관리를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정오쯤 서울 중구 장충동 이 상무 자택으로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이 상무가 개인금고 등에 보관 중이던 각종 장부와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앞서 법원으로부터 이 상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2차례 기각된 이후 혐의 사실과 참고인 조사 내용 등을 보강해 최근 영장을 다시 청구, 전날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그동안 진행한 조사를 통해 이 상무가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그룹 비자금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온 단서를 포착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은 그동안 태광그룹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및 광화문 개인 사무실, 주요 계열사, 부산의 골프연습장 등을 압수수색해 막대한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 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특히 검찰은 최근 이 상무의 최측근이자 그룹 비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명석 대한화섬 사장에 대한 조사에서 그룹 측이 계열사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온 사실을 뒷받침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박 사장에 대한 조사에서)현재 수사방향과 일치하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입증할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상무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통해 비자금의 실체와 정관계 로비 등 다른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이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핵심 자료들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이번 압수수색이 수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비자금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전·현직 핵심 임원진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이 회장 모자를 불러 의혹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청와대 행정관 등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던 문모(38) 전 티브로드 대외협력 담당 팀장이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티브로드 홀딩스와 오용일 대표 등을 상대로 "4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 협력 업무를 담당했던 문 전 팀장은 회사의 지시에 따라 로비를 했으나 사건이 커지자 회사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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