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서 가치로…'굴뚝주' 관심 증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0.10.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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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패러다임 바뀌나②]연기금 등 큰 손도 '가치주' 주목

시장의 시선이 '성장'에서 '가치'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엿보이면서 그동안 소외된 굴뚝주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된 섬유업이 최근 주가 반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기계와 조선주의 오름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수축산 관련 주식도 평가를 받으며 제 몫을 하는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의 방향이 성장주에서 저평가된 가치주로 시선이 옮겨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이다. 하지만 가치주의 개념이 그동안 인식됐던 '싼 주식'에서 벗어나 성장성을 겸비한 가치주로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기금 등 큰 손도 '가치'를 찾아 돈 줄을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연기금은 위탁운용시 공격적인 자금 운용을 주문하기 보다 중소형주 가운데 장기성장성있는 가치주를 상당부분 편입해 운영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의 이같은 분위기에서 그동안 소외됐지만 성장성을 겸비한 기계와 전통제조업, 섬유 등 관련 굴뚝주에 대한 가치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최근 가치주로 분류되는 굴뚝산업 주식을 내놓기 무섭게 시장에서 거둬 들인다"며 혀를 내둘렀다. 연초만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식이었지만, 최근에는 몇만주씩 대량으로 시장에 매물로 내놔도 제 값에 속속 팔려나간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섬유주는 최근 반등세가 뚜렷하다.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두드러지면서 코스피시장의 섬유의복지수는 7월 이후 4달간 10.3% 올랐다. 기계업과 조선업도 9월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계업종지수는 9월 20.8% 급등한 데 이어 10월에도 5.1% 추가 상승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순환매 차원에서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저평가된 굴뚝주에 대해 물밑에서 재평가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녹색'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춘 성장주가 기대를 모았다면 이제는 밸류에이션(가치)를 따지는 가치주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소외됐던 굴뚝주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각광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1차 산업 중 농업과 수산업, 광업 등에 관련된 주식은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도 갖추고 있어 전통 산업에 대한 평가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장분석팀장은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가치주에 대한 믿음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최근 장세를 보면 향후에는 유동성에서 밸류에이션을 찾아가는 장세로 변화될 가능성은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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