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허브공항 삼국지'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10.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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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재점화

- 하네다 국제선 새청사 오픈
- 베이징 제4활주로 증설채비
- 인천 3단계사업 7년내 매듭


21일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공항 국제선 새 청사가 문을 열면서 한중일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이 재점화됐다.

인천공항을 통해 유럽과 미주로 가던 일본의 지방 이용객 중 일부가 하네다공항 국제선을 이용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인천공항 수요를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관문공항 역할을 하는 북경공항도 제4활주로 증설계획을 갖고 있는 등 동북아 역내 공항들이 인천공항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인천공항은 일본 하네다공항의 국제선 새 청사 가동과 중국 베이징·푸동공항의 확장이 아직까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전망하면서도 경쟁공항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3단계 사업을 201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네다·베이징·푸동공항의 역습?
지상 5층 연면적 15만9000㎡ 규모의 하네다 국제선 새 청사가 21일 위용을 드러냈다. 새 청사 면적은 지상 2층 연면적 9600㎡인 기존 청사의 16배가 넘는다. 하네다공항은 현재 4개 노선에 불과한 국제선을 내년 2월 말까지 17개 노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새 청사가 개장하자 일본을 중심으로 인천공항과의 본격적인 허브공항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새 청사 개장에 따른 직·간접 경제 효과를 연간 1조엔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도 그동안 인천공항을 허브로 유럽과 미주로 여행을 가던 일본의 지방 여행객 일부가 하네다공항 국제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인천공항 환승객 수요가 일부 줄어들 수 있다.

중국의 경우 푸동공항은 2010 상하이 세계 엑스포에 대비해 지상 4층 연면적 48만㎡ 규모의 제2터미널을 완공, 연간 여객수송능력을 종전 2000만명에서 6000만명으로 3배 가량 늘린 상태다. 중국 관문공항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이징도 제4활주 추가건설이 계획돼있는 등 중국 공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다시 불붙은 '허브공항 삼국지'


◇인천공항을 위협하기는 역부족
이같은 한중일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속에서 인천공항이 아직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국토해양부와 인천공항공사의 분석이다.

하네다공항의 경우 국제선 노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2월 말까지 신설되는 하네다공항의 13개 국제선은 낮 시간대가 아닌 대부분 밤10 이후 밤과 새벽 시간대에 출발하는 노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어 하네다공항이 가격경쟁력 면에서 인천공항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하네다공항이 주로 국내선 전용 공항이었던 데다 그동안 허브공항으로 육성해오던 나리타공항와 간사이공항이 있어 국제선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푸동공항과 베이징공항도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을 뛰어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인천공항의 국제여객수와 취항도시수는 2808만명, 138개로 푸동공항(1092만명, 76개)과 베이징공항(1410만명, 104개)을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일본 나리타공항의 국제여객이 3089만명으로 인천공항을 앞지르지만 취항도시는 101개에 그치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허브공항은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도시를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적어도 취항도시가 100개 이상이어야 허브공항의 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허브공항의 중요한 지표인 환승률만 봐도 지난해 인천공항은 18.5를 기록, 나리타공항(18.2)과 푸동(15.4)을 제쳤고 취항 항공사도 인천공항 62개, 나리타공항 59개, 푸동공항 53개, 북경공항 68개 등으로 인천공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항공사는 다만 경쟁도시들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어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은 오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35만㎡ 규모의 제2여객터미널 확충 등을 포함한 3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능력은 4400만명에서 6200만명으로, 화물처리능력은 45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각각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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