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대미 수출중단 의도는?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10.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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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측 中 청정에너지산업 보조금 지급 조사에 대한 보복"

중국이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까지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 이후 중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NYT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부인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선 대체로 중국의 비밀스런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달 일본에 대한 수출 중단은 분쟁 수역 갈등에 따른 보복 조치로 명확히 해석됐지만 이번 대미 수출 중단의 경우 정확한 이유와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 중단을 사실로 단정할 경우 일단 표면적으로는 중국이 공공연히 밝힌 대로 자원 고갈을 우려한 보호 정책의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의 자원무기화 전략이라거나 가격 결정권을 쥐고 국제사회를 뒤흔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브스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 중단은 최근 나타난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금수조치의 하나라며 그 배경에는 다소 특별한 '모티브'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이 자국 청정에너지 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것이 사태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USTR이 전격적으로 중국의 청정에너지 산업 보조금 지급 문제를 조사하고 나선 것은 미국 관련 업계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미 철강노조는 중국이 풍력· 태양력, 첨단배터리, 에너지효율 자동차 산업 등에서 자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를 추진하면서 불공정 지원과 보호 정책을 채택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이 힘을 쏟고 있는 부분들이 희토류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풍력 터빈과 첨단배터리, 에너지효율 자동차의 필수 부품 원료가 바로 희토류인 것.

즉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해당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에 희토류가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이미 이같은 계획을 의중에 갖고 있었던 차에 USTR의 조사 착수가 중국에 구실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으로 이처럼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행사가 빈번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요 급증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에서 수입국들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2006년 이후 중국은 매년 5~10%씩 희토류 수출을 줄이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슷한 방법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지난 7월 40% 수출 감축과 수요 급증에 가격이 급등했고, 향후 5년 동안 수요는 약 2/3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희토류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낼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희토류가 희소 자원이자 첨단산업의 필수 자원으로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수입국들 사이에선 안정적 수급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대 수입국 일본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로 했으며 총리가 직접 나서 다른 해외 생산국에서의 수입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의 97%를 공급하고 있지만 사실 매장량 면에서는 중국 이외의 지역도 65%나 차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제대로 개발이 되지 않을 뿐이다.

최근 희토류 분쟁이 불거지면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희토류 매장 국가들은 거대 광산 업체들과 함께 생산 개발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취하고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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