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회장 모친 자택 압수수색영장 발부(상보)

머니투데이 김성현,배준희 기자 2010.10.20 21:56
글자크기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호진(48) 회장 어머니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20일 발부됐다.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차례 영장 기각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검찰 수사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서울 장충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그룹 핵심 계열사 대한화섬의 박명석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과정에서 이 상무가 비자금을 조성·관리한 정황을 뒷받침할 구체적 단서를 확보하고 영장을 재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이 상무의 최측근 인사로 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도맡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박 사장이 이 상무의 지시로 오너 일가의 상속재산과 임직원 100여명 명의의 차명계좌·주식을 관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사장이 최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태광산업의 대한화섬 지분 16.74%를 한국도서보급에 팔아 이 회장 일가에 부당하게 이득을 넘겨주고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도서보급은 이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검찰은 이 상무가 '왕(王)상무'라고 불릴 정도로 그룹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점을 고려, 조만간 이 상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필요할 경우 박 사장을 추가로 불러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그룹 핵심 임원진들을 줄 소환해 의혹 전반을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의혹의 핵심인 이 회장 일가를 소환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 회장 일가가 조성한 비자금 수천억원을 이 상무가 직접 차명 관리한 정황을 포착해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한편 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는 "그룹 대주주의 한국도서보급 저가매입, 천안방송주식 헐값 매매,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의 동림관광개발 회원권 매입 경위 등을 조사해 달라"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국세청이 2007~2008년 태광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세금만 추징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당시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고발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