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2대 소유 車애호가 "시속 130㎞도 거뜬"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0.10.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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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지난 15일 중고차시장에 나온 82년형 포니2

"아니 이게 언제 때 차야. 번쩍번쩍 하는 것 좀 봐. 끝내주게 관리 했네."

경기도 부천의 한 공구상가 앞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몰려들며 감탄을 연발한다. 저마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1982년형 포니2 해치백 초기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전종진(52) 씨는 이러한 광경이 익숙한지 그저 웃기만 한다. 이 차는 10월15일부터 중고차쇼핑몰 보배드림에 등록돼 화제가 됐다.





포니는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로 현대자동차가 1973년 개발에 착수해 1975년 12월에 첫 선을 보인 모델이다. 국산부품 비율이 90%에 이르는 차종이다.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당시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1976년 판매 첫해에 1만 726대가 팔렸으며, 1977년에는 국산차 최초로 에콰도르에 5대를 수출했다.



포니2 해치백 모델은 매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희귀 차종이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지나가다 태워달라고 조르는 사람도 있고, 사인을 부탁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유원지에 가면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인 줄 알고 엄마에게 "저 차를 사달라"고 조르는 일도 있었다. 한번은 그의 집 지하주차장까지 그의 차를 따라온 고급 외제차에서 한사람이 내리더니 1시간동안 차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전씨는 포니2를 2007년 6월 지인을 통해 매입했다. 당시 구매가격은 1600만원정도. 평소 자동차를 좋아하는 터라 수시로 닦고 조이면서 관리한 덕분에 구입 때와 같은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기계공구상점 벽면 한쪽에는 오로지 포니2 모델을 위한 50여가지의 부속품이 보관돼 있었다.

주행거리는 17만5000km. 전국 각지를 타고 돌아다녀봤지만 흔한 잔 고장조차 없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130km/h까지도 거뜬하다는 설명이다.


"이 차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계식이라 잔 고장이 없어요. 차량정비소에 가서 하는 일이라곤 엔진오일 가는 정도뿐입니다. 또 하나는 차체가 높다는 점이에요. 비포장도로에서도 문제없죠."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은 에쿠스를 포함해 모두 5대다. 그중 포니2가 2대다. 해치백 모델은 승용차로 사용한다. 에쿠스보다 타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 전씨의 설명이다. 픽업 모델은 기계공구상점을 운영하는 전씨에게 활용도가 높은 차량이다. 아파트 주차장 출입보유대수가 한정되다보니 아끼던 포니2 해치백 모델을 판매해야 하는 처지다.



중고차시장에서 전씨가 기대하는 매매가격은 2500만원 이상. 지난해 초에는 3000만원 이상을 줄테니 차를 양도하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튜닝을 하지 않고 출고 상태를 유지한 주행 가능한 차량이 많지 않아 전씨의 차량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번 차를 닦을 정도로 애정이 깊은 차입니다. 포니를 상징하는 조랑말 마크를 보세요. 이 차처럼 잘 달리면서 관리가 잘된 차량은 흔치 않을 거에요."

그는 인터뷰 중에도 수시로 차량을 닦으면서 새로운 주인을 만나더라도 잘 달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차에 불어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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