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화그룹 핵심 임원 무더기 소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김훈남 기자 2010.10.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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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의혹으로 잠시 주춤하던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온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한화그룹의 전·현직 핵심 임원들을 무더기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로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화·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19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윤모 전무와 한화증권 김모 지점장, 한화그룹 모 계열사 전직 고문인 A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한화측이 어떤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비자금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그룹 핵심 임원진들을 줄 소환해 비자금의 실체를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은 핵심 임원진들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던 이날 오전 김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가 2대주주(34.83%)로 있는 태경화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관들을 해당 업체 서울 서초구 본사 사무실로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8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한화 측이 이 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5월 태경화성이 보유하고 있던 옛 한화그룹 협력사인 한익스프레스의 주식 60만9261주를 전량 매입해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삼화통운이 전신인 한익스프레스는 지난 1989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현재 한화석유화학 등 한화 계열사들이 주요 고객사며 탱크로리 등 특수화물 운송업을 주력으로 지난해 135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3월 한화그룹의 제약계열사인 드림파마의 물류사업부문인 웰로스를 합병, 대형물류기업이 됐다. 한익스프레스는 현재 김씨가 25.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씨의 아들인 이석환씨가 2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태광그룹 의혹 수사로 잠시 주춤하던 한화그룹 수사에 검찰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담긴 게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실제 김준규 검찰총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화와 태광의 비자금 실체를 밝히겠다"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검찰이 관심 있는 것은 비자금이고 돈의 흐름을 찾는 수사를 강조해왔다"며 "비자금의 실체를 검찰이 밝혀보겠다"고 말해 이번 수사의 초점이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비리인 비자금에 맞춰져 있음을 시사했다.

거대 기업의 비리 의혹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검찰 수사가 김 총장의 의지처럼 기대한 성과물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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