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태광산업 쌍용화재 인수 10일만에 승인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10.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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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의 쌍용화재 인수 막았다는 것은 사실 아니다" 의혹 진화

금융감독원이 태광산업의 쌍용화재 인수와 관련된 의혹 제기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태광그룹의 로비의혹이 금감원까지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수봉 금감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부원장보)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인수·합병(M&A)과정에 대주주의 권한을 넘기면서 인수자가 과연 감독당국의 대주주 승인 대상인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기존 주주들에게 소송을 당할 우려도 있는데 당국이 나서 누군 되고 누군 안 된다고 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일부 언론은 2005년 12월 쌍용화재가 이사회를 열어 STX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려 했지만, 금감원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바람에 이사회 자체가 무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STX의 쌍용화재 인수에 제동이 걸렸고, 결국 태광산업이 동일한 방법으로 인수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STX가 (쌍용화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STX의 금융업 영위 여부는 대주주 심사요건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며 "승인 심사 항목도 아닌데 당국이 나서 된다 안 된다 할 수 도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피인수자와 인수자의 문제로 양자 합의에 의해 인수 승인을 요구한 적도 없고 STX에 대한 적격성 심사 여부를 올리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통상 1개월 걸리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태광산업의 경우 10일 만에 이뤄진 것을 인정했다. 김 본부장은 "보험업법 시행령에 적격성 심사항목이 오픈돼 있고 여기에 맞춰 서류를 가져 온다"며 "이를 검증해 당시 10일 만에 해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당시 회사가 흔들리고 노조의 동요는 물론 대주주간 분쟁도 극심했다"며 "더구나 당초 2005년 12월 말까지 매각하게 돼 있었는데 늦어져 빨리 정상화 시킬 필요가 있어 속도를 내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다른 것보다 빨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인에게 이득을 주기 위해서 한 게 아니었다"며 "그래야 경영권이 안정되고 궁극적으로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수 있었고, 지금도 이런 유사한 사태가 터지면 빨리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태광산업을 통한 흥국생명의 쌍용화재 편법 인수 논란과 관련 "차입금은 안 되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뒷돈을 대서 태광산업을 인수했으면 심사요건에 걸리게 돼 있다. 우회지원도 안 된다"며 "하지만 당시 실질적으로 돈을 넣은 주체는 태광산업이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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