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희망퇴직 3247명..조건 얼마나 좋기에?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10.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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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마감일 1500여명 몰려···무기계약직 1300명 업무공백 우려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 수가 3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유례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예상 외로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대거 희망퇴직 신청을 하면서 은행 측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무기계약직 직원, 접수 마감일 대거 신청=1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노사 합의에 따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3247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2005년 희망퇴직 신청 직원 수 2198명을 1000명 이상 웃돌며, 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에는 임금피크제 대상인 만 55세 이상 직원 350여 명과 무기계약직 직원도 1300여 명이 포함됐다. 무기계약직 직원이 희망퇴직 신청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은 은행 측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직원들 가운데 일부가 희망퇴직 대상자에 속한다는 얘기는 돌았어도 이렇게 많이 퇴직 신청을 할 것이라는 점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일시에 은행을 나갈 경우 은행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9월 말 현재 국민은행 전체 직원 수는 2만5965명이며 이 가운데 무기계약직은 26%에 이르는 6750명이다.

국민은행 관리자급 직원은 "영업점 온라인 창구나 후선업무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았던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퇴직을 신청한 케이스가 많은 것 같다"며 "한꺼번에 1000명 이상의 직원이 나갈 경우 은행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업점에서 영업활동과 고객응대 업무를 하는데 있어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대거 은행을 그만둘 경우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 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한 무기계약직 직원 가운데 본부 인력과 휴직자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약 500명 정도 인력 공백이 생기는 것이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석용수 국민은행 HR그룹 부행장은 "무기계약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실시가 처음이어서 직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던 것 같다"며 "영업점 당 0.5명 정도의 무기계약직 직원 공백이 생기는 것이어서 업무 처리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한 퇴직자 대우가 퇴직 고려 요인=이번에 희망퇴직 신청자가 급속히 몰린 이유는 유례없는 유리한 퇴직 조건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36개월 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고 자녀 두 명에게 대학까지 학자금을 지급키로 했다. 퇴직자가 재취업을 원할 때에는 2년간 후선센터 지원업무와 KB생명 보험설계사 등 일자리를 지원하며 창업을 할 경우 창업 후 2년간 창업 장려금 2400만 원을 지원한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는 접수를 시작한지 나흘 만에 이미 1000명을 넘어서면서 주말 직전 1700명에 이르렀다. 접수 마감 당일에는 오후 5시를 기점으로 10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리더니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신청서를 제출하는 직원도 속출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희망퇴직 접수 과정에서 은행 측이 구조조정 대상 명단을 작성하고 전화와 문자 등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일 등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경영진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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