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해직 노조원들로 구성된 '해직자 복직투쟁위원회(투쟁위)'는 18일 "이 회장 일가가 흥국생명 지점 보험설계사 115명의 이름을 도용해 만든 계좌에 저축성 보험 313억원을 운영했다는 서류 등 증거를 2003년 파업 때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제시하 1997~99년의 대주주 명의의 계약 내용 등이 담긴 '주주 관련 계약 명세'문건에는 이 회장의 보험 납입 건수는 총 39건으로 40억여원의 보험료를 납입했고, 그의 부인은 6건 6억여원, 모친은 6건 7억원 등 일가족 8명이 보험료 112억원을 납입한 것으로 나와있다.
당시 노조원들은 이런 수사 결과에 '봐주기'라며 반발했으나 당시 파업 상황이 격화하면서 추가 조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쟁위는 이후에도 이 회장 측이 흥국생명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마련해 거래은행과 명동 사채 시장 등에서 관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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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이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주주 일가의 차명주식 문제는 지난 97년에도 문제가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97년 당시 한 언론은 이호진 회장(당시에는 태광산업 사장)과 그의 형인 이식진 당시 그룹 부회장 등이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 명의로 태광산업 주식 10여만주를 차명 보유했다 실명전환해 증권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96년 이임용 회장이 타계하면서 상속과 주식 이전 등이 맞물리며 차명주식 문제가 부각됐던 것으로 안다"며 "당시에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아 또다시 비자금 의혹 등이 제기될 수 있는 소지가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태광그룹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검찰 조사 등을 거치며 벌금 등으로 끝난 사안을 해직 사원들이 검찰 조사를 계기로 또다시 근거 없이 부풀리고 있다"며 "검찰 수사로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