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회장 취임 100일 Good!, 남은 시험대는?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10.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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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조직통합 합격점···구조조정·실적회복 과제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오는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KB금융의 체질개선을 위한 조직개편 작업 등을 무난하게 처리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어 회장 앞에는 구조조정과 수익성 회복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동시에 놓여있다.

어 회장은 일단 '체질개선'이라는 확실한 목표의식을 잡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져 있던 그룹을 통폐합하고 기업금융, 외환, 해외시장 개척 등에 역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카드사 분사와 '증권-선물사' 합병 등 경영진 분쟁으로 미뤄졌던 과제도 착착 진행했다.



뚝심 있는 추진력으로 그동안 경영공백으로 인해 흐트러졌던 내부기강을 다잡는데도 성공했다. 어 회장이 취임 후 KB금융 최대계열사인 국민은행에 내부출신인 민병덕 행장을 선임한 것은 실제 직원들의 사기를 상당부분 고취시켰다는 평가다.

어 회장은 틈나는 대로 영업현장을 방문하고 기업고객 등을 만나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발걸음도 바쁘게 했다. 최근 미국 투자펀드인 프랭클린 리소시스가 KB금융 주식 5.05%를 매입해 KB금융 최대 주주가 된 것은 시장에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 회장은 지난 3일부터 약 3주 일정으로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며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어 회장의 리더십은 구조조정과 실적회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두고 시험대에 놓여 있다. 구조조정은 KB금융 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인만큼 반드시 어 회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희망퇴직 신청자 접수 과정에서 구조조정대상자 명단이 나돌고 영업점장이 직접 대상자 명단에 있는 직원들에게 퇴직을 권고하는 등의 일이 발생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수익성 회복에 대한 과제도 절실하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 335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대기업 구조조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등으로 대손충당금을 1조 4980억 원이나 쌓은데 따른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리딩뱅크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성적표였다.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당장 KB금융의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올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서겠지만 대손충당금 등의 여파로 수익이 1000억 원 선에서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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