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배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수천억대 차명주식 보유" 주장

머니투데이 뉴시스 2010.10.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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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편법증여 및 횡령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도화선을 당긴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가 15일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인베스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광그룹이 1600억원대의 태광산업 주식을 차명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흥국화재 지분 매각, 큐릭스홀딩스 지분 인수 과정 등에서 모두 500억원대의 회사이익을 빼돌려 주주에게 해당 금액만큼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시가 1400억원 상당의 태광산업 지분 12.24%를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분산 보유하고 있다.

함께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회장의 친인척과 전현직 임원 40여명이 최고 1만주에서 최저 262주를 각각 분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와는 별도로 등록 주소지가 태광산업 본사 주소로 기재된 60여명이 태광산업 지분 1.12%를 158주 또는 282주씩 동일한 수량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적시됐다.

박 대표는 "직급에 따라 수량을 달리해서 주식을 분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측근일수록 주식 보유량이 적은 점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해당주식은 이 회장의 차명 보유 지분"이라며 "모두 질권 설정돼 명의 대여자들이 매매 등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점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질권 설정자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질권'이란 채권자가 채무 변제가 있을때까지 채무자가 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점유하고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와함께 박 대표는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의 상속 재산 중 법적 신고가 누락되거나 상속자에게 분배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재산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1996년 선대 회장 사망시 태광산업 발행주식 32%와 대한화섬 10.23%가 공식 상속재산에서 누락됐고 이 중 상당수가 해당사의 자사주로 매각돼 대금 대부분을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광산업이 지난해 12월 흥국화재 주식 37.6%를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70%를 보유한 흥국생명보험에 매각하면서 별도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1217억원에 매도해 365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법 위반 의혹을 사고 있는 큐릭스홀딩스 지분 인수과정에서도 지분 30%를 이 회장의 개인회사가 매입한 뒤 이를 티브로드가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방법으로 128~256억원대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대표는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이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동림관광개발이 건설중이던 골프장의 회원권 792억원 상당을 미리 매입하는 방법으로 건설자금을 우회지원했다고 주장했다.

2002년부터 3년간 태광그룹 구조조정 자문위원을 역임한 박 대표는 2004년 이호진 회장의 경영상 문제점 등이 드러나자 다른 임원 5명과 이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이다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3일 태광산업 주요 계열사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이 계열사 주식을 헐값으로 발행해 외아들 현준군에게 몰아줬다는 것을 골자로 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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