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깜짝 반등'에 그친 이유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0.1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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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사업호재 있는 곳만 거래..중소형만 찾는 것도 한계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호재가 있는 곳 위주로 거래된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호재가 있는 곳 위주로 거래된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손님없이 조용했다. 정미선 청구공인 대표는 "지난달 거래가 좀 되나싶더니 다시 잠잠한 분위기"라며 "오른 가격에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아 이달 들어선 거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깜짝 반등세를 보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29대책 이후 지난달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1.3% 오른 이후 8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이달들어 다시 관망세가 짙어졌다. 최근 2주째 하락폭이 줄었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 떨어졌다.

재건축 오름세를 견인한 곳이 일부 호재지역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용적률 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재건축단지와 시공사 선정을 거친 강동구 재건축 등만 국지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전인 지난 8월 한달간 1건이 거래됐지만 이후 사업진척을 보이자 9월엔 3건이 거래됐다. 한신1차 전용 84㎡는 지난달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18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급매물이 사라지고 18억5000만~19억원에 매물이 나오면서 매매 하한가가 상승했다.

덩치가 작고 호재 있는 매물만 거래되는 것도 상승여력이 부족한 이유다.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매물은 6억원 이하 중소형 재건축으로, 10억원 이상 고가 재건축까지 투자세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송파구의 경우 종 상향 호재가 있고 6억원 대에 투자할 수 있는 가락시영은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반면 10억원 대의 잠실주공5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세다.


송파구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가락시영은 지난달 20여건이 거래됐고 주택형별로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 가락시영1차 전용 51㎡는 지난달 초 5억7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6억~6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대지지분이 넓어 1차보다 비싼 2차 전용 50㎡은 6억5000만원에서 3000만원 오른 6억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잠실주공5단지 거래건수는 1건에 그쳤다. 잠실동 박준 공인중개사는 "전용 103㎡이 지난달 10억57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10억5000만원에도 매수자가 없다"며 "전용 110㎡은 12억원 하던 것이 11억8000만~11억9000만원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호연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달 재건축 상승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일시 해제에 따른 시장회복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판단하기보다 사업진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봐야한다"며 "고가 매물에는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아 투자자들의 심리가 돌아서지 않아 상승세가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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