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도 자꾸 바뀌어서 '시프트'?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0.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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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제도 자꾸 바뀌어서 '시프트'?


장기전세주택(시프트)는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서울시의 가장 성공적인 주택정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도입 3년이 지났지만 제도와 기반이 정착되지 않아 실수요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프트는 최근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부터 3일간 1순위 접수를 받은 고덕리엔파크1단지는 1817가구 모집에 1만9706명이 청약해 평균 10.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발산2단지의 경우 2가구 모집에 378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189대1까지 치솟았다.



이번 청약에서는 소득과 자산기준을 도입한 것 외에도 청약 경쟁률 발표 문제가 논란이 됐다. 5월 공급 때와 달리 중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시는 지난 4월까지 최종 경쟁률만 공개하다가 보금자리주택처럼 실시간 발표를 해달라는 민원이 많아 5월에는 청약 다음날 하루 단위로 홈페이지에 경쟁률을 발표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다시 최종 경쟁률 발표로 돌아섰다.



SH공사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청약하다보니 청약자들이 경쟁률이 높은 단지를 취소하고 낮은 쪽에 신청하는 등 눈치작전이 심했다"며 "경쟁률을 생중계하면서 청약열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어 최종결과만 발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오락가락 정책에 청약자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한 수요자는 "시프트의 콧대가 높아지면서 바뀌는 방식에 수요자들이 알아서 대응하라는 식이니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당첨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은 수요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1순위자의 기회를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일지구 114㎡에 청약한 한 청약자는 "마천지구 114㎡는 2가구가 미달이 돼 2순위까지 기회가 오지만 강일지구에 청약한 1순위자는 떨어지게 된다"며 "물론 소신지원이 제일 좋지만 오랜 기간 시프트를 준비한 1순위자가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시프트라는 이름은 집에 대한 소유의 개념을 '바꾼다'는 뜻이다. 공급방식과 제도가 자꾸 '바뀌는' 시프트가 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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