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격전장 된 IMF총회, G20 서울회의로 공 넘겨

머니투데이 워싱턴=김경환 기자 2010.10.1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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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MF·선진국 한목소리로 신흥국 평가절상 요구…원화 절상 압력 우려, 中 반발

미국의 워싱턴DC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9일(현지시간) '환율전쟁'(Currency war)이 전면에 부각되며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과 IMF·WB가 한목소리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내수 진작 및 통화 평가절상을 주장해 앞으로 논란이 예고된다.



또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IMF가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하는 주도적 역할을 맡아 '환율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 IMF가 환율전쟁 해결해야=스트로스-칸 총재는 "IMF가 환율전쟁을 해소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IMF가 갖고 있는 전문성은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환율을 무기로 활용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글로벌 경제를 매우 나쁜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글로벌 문제를 (자국 통화 평가절상)이라는 국내 문제로 해결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등 주요국 장관들도 "IMF가 다른 국가에 해가가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를 운용하는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IMF는 불균형 해소를 위해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각국 정책은 자율적인 사안이지만 IMF가 이러한 정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조언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도 "IMF가 환율전쟁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만테가 장관 역시 "IMF가 환율 문제를 포함한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G20 서울 회의 환율전쟁 격전장 부각 우려=IMF와 WB는 선진국 편에 서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흥국들이 내수를 진작하고 통화 절상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진국들은 수출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도 밝혔다.

IMF와 선진국들의 이 같은 주장은 결국 원화 평가절상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환율전쟁' 당사국인 중국은 여전히 자국 속도에 맞춘 점진적 평가절상에 나설 것이며 압력에 굴복해 인위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 논란이 예고된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 환율은 수급에 따른 것"이라며 "충격 요법보다는 점진적 절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합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환율전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내세워 한국이 추진해온 '개발'과 '금융안전망' 등 주요 의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멀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환율전쟁'을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윤증현 장관, IMF 쿼터 개혁 주장=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의장국으로 8일 IMF·WB 회의에 참석한데 이어 9일에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를 주재했다. IMFC는 IMF 관련 주요 의제들을 논의하는 장관급 자문기구로 IMF 24개 이사국으로 구성됐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IMF 쿼터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IMF 개혁을 위해 각국이 조금씩 양보하는 정치적 리더십 발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음을 언급하고, 조속한 합의 도출을 촉구했다.

또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 대해서는 탄력대출제도(FCL) 개선, 예방대출제도(PCL) 도입 등 IMF의 위기대응 대출제도 도입을 높이 평가하고 시스템 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IMF·WB 연차총회에서는 △거시정책 공조 △금융부문 개혁 △IMF 개혁 등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

◇ 쿼터 개혁 보고서 10월 말까지 제출 결의=IMF는 이날 폐막 코뮤니케(공동선언문) 발표에서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해 금융부문의 취약성 해결, 민간수요 및 고용 창출, 재정 건전화, 자본이동의 변동성 완화 등을 위한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부문 개혁을 위해 글로벌 유동성 기준 도입 및 은행 자본의 질적·양적 개선에 관한 최근의 '바젤III' 협약을 환영하고, 충실하고 일관적인 이행을 강조했다.

IMF 개혁과 관련해서는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 등 핵심개혁 부문에서 공동의 논의 기반을 찾는데 진전이 있었으며 남은 이슈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츠버그에서 합의된 5% 쿼터 이전안에 대한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고 IMF가 쿼타·지배구조 개혁 관련 경과 보고서를 10월 말까지 IMFC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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