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초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당했다. 금감원이 전·현직 은행장에게 중징계를 내린 건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이로써 중징계 통보를 받은 라 회장 역시 황 전 회장의 전철을 밟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 전 회장은 당시 수차례의 소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사퇴했다. 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라 회장의 경우에도 당장 다음 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계 안팎의 사퇴 압력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외 출장 중인 라 회장이 한국으로 돌아 온 후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중징계 통보가 이뤄졌다면 라응찬 회장도 자리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며 "황영기 전 회장 사태에서 봤듯이 스스로 물러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편 라 회장이 물러날 경우 신한지주 후계구도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상훈 사장이 검찰 조사 이후 무혐의 판결을 받으면 '직무정지'가 풀려 사장직에 복귀,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신한지주 이사회는 회장을 비롯한 사장 등을 새롭게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