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 BW 전후로 급등한 사연

유일한 MTN기자 2010.10.07 12:50
글자크기
[아래 종목에 대한 내용은 머니투데이방송(MTN)에서 매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생방송되는 기자들의 리얼 토크 '기고만장 기자실'의 '기자들이 떴다' 코너에서 다룬 것입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중국원양자원 BW발행>
이재영 머니투데이 더벨 기자 스튜디오 출연
'골든벨을 울려라' 진행

Q) 오늘은 어떤 종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A) 네 오늘은 중국원양자원유한공사, 줄여서 중국원양자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는데요. 신주인수권 발행으로 인한 향후 물량부담과 지분희석, 그리고 기본적으로 사모 발행이 갖는 부정적인 느낌에도 최근 주가는 고공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모 BW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Q) 네 일단 회사의 특성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조건부터 설명해주시죠.

A) 네. 우선 중국원양자원은 아시다시피 지난해 6월 상장한 중국기업입니다. 심해성 주낙어업인데요. 주낙은 굵은 긴 줄에 여러 작은 줄을 연결한 낚시의 일종입니다. 중국원양자원은 먼바다에 나가 이 주낙으로 우럭바리나 홍돔 등 고급 어종을 잡는 회사입니다. 우럭바리는 몸길이 최대 2m, 무게 600kg까지 자라는 바닷물고기입니다.


현재 44척의 배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1010억원의 매출, 577억원의 영업이익, 3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의했는데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기준가에 8%의 프리미엄이 적용돼 974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표면이자율 4%, 만기이자율 5%에 3년 만기 조건입니다. 그제죠. 5일 발행됐습니다.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대표주관은 금호종금이 단독으로 맡았습니다. 금호종금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총액인수한 뒤 사모 방식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분산 매각했습니다.

거래소에서 중국 기업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지난 3월 3노드디지탈이 1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지만 규모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Q) 거래소 상장 중국기업 최초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라고 하셨는데 중국원양자원이 이렇게 드문 방식을 택한 이유는 뭔가요?

A) 중국원양자원유한공사는 국내 투자자와의 관계와 자금 조달의 안정성을 고려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선택했습니다. '먹튀' 논란으로 인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전용 어업기지 공사에 쓰일 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은 건데요.

주식을 가지신 투자자분들은 기억 하실겁니다. 지난 7월 초 중국원양자원은 공사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주주인 장화리 대표이사 지분의 일부 매각 블록딜을 추진했습니다. 장 대표 지분 53.8% 가운데 6.7%인 500만 주를 기관투자가에게 팔아 350억여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장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보호예수가 끝나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먹튀 딱지를 붙였는데요 오버행 이슈로 인해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7월 초 9000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불과 2주 만에 7400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중국원양자원은 이처럼 논란이 가열되자 지분 매각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블록딜 주관사였던 현대증권이 단기간 주가 폭락으로 인해 소극적으로 변한 기관투자가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던 영향도 있다는 평가입니다.

블록딜이 무산된 이후 중국원양자원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지키면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 때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된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제안한 곳이 금호종합금융이었습니다.

Q)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한다니 조금 생소한데요. 어떤 것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A) 금호종금이 제안한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에 프리미엄을 붙여 주가 하락 위험을 줄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할 때 행사가액이 현 주가 수준보다 낮으면 차익실현 부담으로 인해 주가가 행사가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행공시 당시 중국원양자원의 주가는 9020원에 불과했습니다.

또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은행권 차입이나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은데다 신주인수권 매입을 통해 대주주 지분 희석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장 대표는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인수권의 상당량을 개인 자금으로 매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주주가 장기 보유 목적으로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면 그만큼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물량 부담도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기관 모집 결과와 상관없이 금호종금이 500억원 전량을 총액인수한다는 점도 중국원양자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장 올 3분기 450억원, 4분기 250억원의 시설투자를 해야 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Q) 금호종금도 중국기업의 채권을 총액인수로 떠안기는 좀 리스크가 있었을텐데 왜 그랬던 건가요?

A) 현재 주가가 상승세를 띄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습니다. 금호종금은 중국원양자원의 자금용처가 확실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총액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내년 말 전용 어업기지만 완공돼도 중국원양자원은 연간 약 250억 원의 이익 개선효과를 얻게 될 전망입니다. 평균 3개월이 걸리던 선박 수리 기간(대기기간 2개월 포함)이 1개월로 단축돼 실제 조업일수가 늘어나고 냉동 창고와 가공설비를 통해 10~15%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중국원양자원의 내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2370억원, 당기순이익 120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의 2.3배, 3배 수준입니다. 최근 중국 내 심해·주낙 원양어업 3위 업체인 복건성장복어업유한공사를 434억원에 사들여 업종 내 경쟁도 줄였습니다.

Q) 금호종금 중국원양자원 사이에는 색다른 인연도 있다면서요?

A) 네. 금호종금은 중국원양자원 상장 전인 지난 2007년 마이에셋운용, 현대증권과 함께 사모 전환사채 방식으로 중국원양자원에 2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당시 중국원양자원은 7척의 소유 배에 8척의 배를 빌려 15척을 운용하고 있었는데요. 이 투자금으로 8척의 배를 구입해 소유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순이익이 2008년 100% 가까이 급증하는 등 성장의 동력을 얻게 됐는데요. 이런 인연이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론 금호종금도 지난해 중국원양자원의 상장을 통해 5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TOP